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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닭고기 부적합 처분, 식약처 밑빠진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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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닭고기 부적합 처분, 식약처 밑빠진 관리 '구멍'

소비자들,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불안'… 식품당국, 신뢰도 '바닥'

6일 오후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부적합 제품에 대한 정보가 누락된채 홈페이지에 등록됐다. 이미지 확대보기
6일 오후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부적합 제품에 대한 정보가 누락된채 홈페이지에 등록됐다.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식품안전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전정보 전문 채널이다. 소비자들에게 각종 위해·예방정보, 건강·영양정보, 이슈 등을 알려주는 소통의 공간이지만, 관리 실태는 부실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안전나라 사이트 내 ‘회수·판매중지’ 페이지는 국내에서 이미 유통된 식품 중 기준·규격 부적합으로 회수, 판매 중지된 제품을 공개한다. 소비자들에게 해당제품을 구입 장소에 되돌려주고, 판매자는 판매 중지 후 회수업체에게 반품하길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회수·판매중지’ 페이지는 부적합 제품과 문제 제품을 만든 제조사 알리기에만 급급할 뿐 원인조사 규명, 확인 절차 등은 거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오후 등록된 하림 ‘핫쌈바치킨반마리’ 제품은 보존료 부적합 사유로 판매 중단됐다. 회수사유, 회수영업자, 영업자주소만 공개됐으며 제품 사진은 누락됐다. 하단에는 품목제조보고서 확인 결과 원재료 이행, 천연유래 가능성 확인했으나 찾지 못했다는 정보를 기재했다.

부적합 사유에 대한 명확한 조사결과도 없이 해당 페이지는 다음날 7일 오전까지 바뀌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 검사를 실시한 분석기관에서 부적합 제품 정보를 등록한다”며 “자세한 사항은 관할 시청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전라북도청으로 문의한 결과, 하림 ‘핫쌈바치킨반마리’ 제품에서 보존료인 소르빈산 0.013 g/kg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식품유형은 가열양념육이며, 보존료 성분규격은 불검출이다.

7일 오후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사진 정보와 보존료 성분확인 결과 등이 추가됐다. 이미지 확대보기
7일 오후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사진 정보와 보존료 성분확인 결과 등이 추가됐다.
취재가 들어가자, 식약처는 7일 오후 해당 페이지 게시물을 수정, 제조일자, 유통기한, 포장단위 등과 원인 규명 물질로 프로피온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는 표기를 잘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차 전라북도청에 확인한 결과, 하림 ‘핫쌈바치킨반마리’에서 검출된 성분은 소르빈산이다. 하림이 제품에 사용한 부적합 보존료는 소르빈산인데, 식약처는 프로피온산으로 잘못 기재해 올린 것이다. 프로피온산이나 소르빈산은 보존료의 일종이지만, 엄연히 성분은 다르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식약처 직원은 단순 오타라고 짧게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식품안전나라의 메인 홈페이지는 식약처다. 각 지자체에서 (부적합 제품) 현황을 파악한 후 지방청에 보고한다. 지방청에서 처로 보고되며 사이트는 연동된다”며 “가끔 기록자 실수로 오타가 발생하지만, 검사 결과 내용 자체가 달라지진 않는다. 검토도 한다”고 해명했다.

가뜩이나 브라질산 부패한 닭고기 때문에 식품 먹거리가 불안한 요즘 전형적인 식품당국의 책임 떠넘기기다.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논란으로 식품당국의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우왕좌왕하는 식약처의 대처 속에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늘어나고 있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