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CP그룹 썩은고기, 中 구이저우성 초등학교 급식에까지 납품 파문 확산

태국 최대 식품유통기업 할랄 인증 획득... 학부모 수천명 항의 시위

기사입력 : 2017-09-12 08:08 (최종수정 2017-09-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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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최대의 식품 유통 기업 '챠로엔 폭판도(CP)그룹'의 중국 사업부 '치아타이그룹'이 초등학교 급식에 썩은 고기를 납품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료=웨이보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아랍어로 '허락된 것'을 뜻하는 '할랄' 인증은 까다롭고 엄격한 검증을 거쳤다는 인식으로 전 세계에서 제품의 가치를 더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보장해준다.

그런데 할랄 인증으로 중국 초·중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대기업이 악취와 구더기가 들끓는 썩은 고기를 납품하고 지방 정부 당국이 항의하던 학부모들을 오히려 경찰에 구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중국 관영매체는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지역 매체와 SNS, 인터넷 등을 통해 10~11일(현지 시간) 중국 전역으로 소식이 번지면서 사건은 확대됐다. 현재 지방정부 당국의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구이저우(貴州) 성 서남부에 있는 안청현(安城县)에서 학교 급식에 썩은 고기를 사용했다는 정황을 알아 챈 학부모들이 지난 5일 새벽 치펑제일초등학교(栖凤第一小学校) 교문 앞에서 잠복하던 중 급식용 식재료를 납품하는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이 접근하자 악취가 진동했으며, 학부모들에 의해 가로막힌 차량에서는 곰팡이 투성이의 돼지고기가 발견됐다. 그리고 이미 부패가 진행된 일부 고기는 구더기도 들끓고 있었다.

시위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썩은 고기를 보는 순간, 우리의 분노는 폭발했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문제는 잠시 뒤 벌어졌다. 학교를 찾은 현 당국 간부들은 현장에 도착해 사건을 조사하기 보다는 학부모들이 압수한 부패된 고기를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학부모들은 돼지고기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현 내에 정보가 확산되고 시위에 많은 주민들이 참가하면서 약 2000명의 주민이 모였다. 그리고 시위대는 현 내 각 초등학교 앞을 행진했고 당국은 돼지고기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주민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결국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당국은 경찰을 출동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경찰과의 충돌로 연행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인원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안청현 청사까지 행진한 후 현 정부 건물 앞에서 공안국장과 학부모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보호자들은 현 당국이 치아타이그룹과 유착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이 회사의 육류 공급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당국이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큰 규모로 항의 활동을 실시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 뒤 해산했다.

치아타이그룹은 현 내 수십개 초·중학교의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일부 학교에서 급식으로 인해 학생들이 식중독에 감염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식중독 증상이 강하지 않고, 학부모들도 다투려고까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은 흐지부지되었다.

학교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치아타이그룹(正大集团, Chia Tai Group)'은 태국 최대의 식품 유통 기업 '챠로엔 폭판도(Charoen Pokphand, CP)그룹'의 중국 사업부다. 최근 중국 진출 20년 만에 천문학적인 손실을 안은 한국의 이마트가 중국 매장 5곳을 매각한 태국 기업으로 한국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 다시 상기해야 할 사실은, 올해 3월 이마트 자체 식품브랜드인 피코크 '새우완탕스프 위드 누들' 제품에서 진딧물이 검출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CP그룹이 함께했다. 지난해에도 이마트 피코크 '냉동 핫 앤 스파이시 치킨스트립'에서 벌레가 발견되었을 때에도 어김없이 태국 CP그룹이 연루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CP그룹은 태국 최대 식품유통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배경으로 2012년 태국 외무부로부터 그토록 어렵다고 소문난 우수 할랄 업체로 선정됐으며, 가금류 및 냉동식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할랄 식품 수출의 선도 기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김길수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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