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향기] 무더위를 깨끗이 씻어주는 힐링의 꽃-수국(水菊)

기사입력 : 2018-07-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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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훈 시인
장맛비가 그치고 나니 연일 폭염의 나날이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면서 이 뜨거운 여름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은근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나무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로 땀이 흐르는 요즈음, 그냥 바라만 봐도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해 주는 꽃이 있으니 바로 수국이다.

수국(水菊)은 문자 그대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 국화를 닮은 꽃”이다. 수국의 이명으로는 분단화(分團花) 또는 수구화(繡毬花)로 불리기도 한다. 수국은 조금만 건조해져도 바로 시들어 버린다. 하지만 물속에 담가 두면 한 시간도 못 되어 다시 살아난다. 영원히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시위를 하듯 잠시 변덕을 부리는 꽃이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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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범의귀과에 속하는 수국은 6~7월에 가지 끝에 둥근 모양(취산꽃차례)으로 흰색, 분홍색, 자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운다. 처음에는 연한 녹색을 띤 흰색으로 피기 시작하여 점차 분홍색, 적색, 그리고 마지막에는 남색으로 변하여 퇴색해간다. 다른 식물에 비해 개화기간이 긴 편이라 오랫동안 꽃을 감상할 수 있고, 한 그루에서 다양한 색상의 꽃을 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 분포하는 수국과 식물은 80여종으로 낙엽관목, 상록관목 또는 덩굴식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국내에 자생하는 수종으로는 산수국, 등수국, 바위수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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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우리가 집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처럼 크고 둥근 화려한 꽃송이를 자랑하는 수국은 원래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를 없애고 화려한 무성화만 가득하게 만든 원예식물이다. 산수국은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자란다. 꽃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조금 큰 풀로 생각하기 쉽지만 다 자라야 1m를 넘지 못하는 낙엽관목으로 산수국은 엄연히 나무다, 산수국의 대표적인 특징은 유성화(有性花)와 무성화(無性花)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접시처럼 생긴 둥근 꽃차례의 가운데 쪽은 꽃잎이 퇴화되는 대신, 암술과 수술이 발달한 작은 유성화가 달리고 그 가장자리에 지름 1~3㎝의 무성화가 달린다. 화려한 무성화로 곤충을 유혹하여 유성화에서 결실을 맺는 효율적인 생존전략이다.

수국은 비교적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남부지역과 제주도에서는 지상부의 월동이 가능하지만 겨울 추위가 매서운 중부 내륙지역에서는 지상부가 얼기 때문에 겨울엔 동사하지 않도록 실내에서 관리해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햇빛을 좋아하는 데 반해 수국은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관상 가치가 높아 숲 사이의 산책로에 심어두면 무더운 여름날 탐스럽고 예쁜 꽃을 볼 수 있다. 무더위에 지친 우리의 눈을,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데엔 수국만한 꽃도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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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수국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카멜레온처럼 꽃빛이 달라지는 변신의 귀재란 점이다. 토양의 산도에 따라서 알칼리 성분이 강하면 붉은 빛이 진해지고 산성 기운이 강하면 푸른색이 짙어진다. 이러한 꽃의 특성을 활용하여 인위적으로 토양에 첨가제를 넣어 꽃빛깔을 원하는 대로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꽃말도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수국 입장에서는 대단히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터.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며 수저 논쟁을 하는 우리를 두고 수국은 뭐라 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어느 색으로 피어도 수국은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토양의 조건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해도 아름다운 수국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푸른색의 수국은 푸른 대로, 붉은 색의 수국은 붉은 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요즘 여기저기서 수국 축제가 한창이다. 한낮의 더위에 지치고 팍팍한 일상에 치여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면 가까운 식물원이라도 찾아 수국의 아름다움에 취해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시라 권하고 싶다.


백승훈 사색의향기 문학기행 회장(시인) 백승훈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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