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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먹방과 음식윤리의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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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먹방과 음식윤리의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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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
언젠가 '공익광고와 음식윤리'라는 글에서, 지금이야말로 공익광고를 통해 음식윤리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할 때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음식문화에 음식윤리를 칠할 때'라는 글에서, 우리 음식문화가 '좋음'과 '옳음'을 향해 가도록 음식문화의 집을 음식윤리로 칠할 때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이번엔 '먹방'에 공익광고와 음식윤리를 적용해보자.

음식문화가 진화하듯, 먹방 음식문화도 진화한다. 그런데 그 진화의 방향이 좋음과 옳음을 향하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먹방을 '푸드 포르노(Food Porn)'라고 일축하면서, 음식의 과잉된 클로즈업, 이를 먹는 과도한 포즈를 지적하기도 한다. 또 먹방을 통해 사람들이 식욕과 쾌감을 발견하면서 대리만족으로 정신적 허기를 달랜다고 문제 삼기도 한다. 이런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람들의 과도한 식도락 추구가 과연 사회에 바람직한 것인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먹방에도 바람직한 점이 있다. 음식을 부엌에서 탈출시켜 여자의 '일'에서 남녀의 '놀이'로 바꾼 것, 음식을 '먹는' 즐거움의 차원에서 '만드는' 보람의 차원으로 이끈 것, 단순히 '만들어 먹는' 차원에서 진솔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문화'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 음식을 만드는 사람을 '솥뚜껑 운전수'에서 멋진 '셰프테이너'로 인식을 전환시킨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먹방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러한 변화는 아직 오지 않았거나 지금보다 늦게 왔을 수도 있다.

아무튼 양면을 지닌 동전이 화폐로서의 가치를 발휘해야 하듯, 먹방도 좋은 음식문화로서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묵은 동전을 잘 닦아 광택을 내듯, 먹방에 음식윤리를 예쁘게 칠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먹방에서 음식에 대한 바른 생각과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단순한 음식윤리 공익광고는 흡인력이 약해 사람들이 채널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먹방은 흡인력이 강해 사람들이 채널을 고정하고 집중해 시청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시청자의 몰입도가 극대화한 순간 음식윤리와 관련된 짧은 멘트를 흘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가 막히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엔터테인먼트의 하이라이트에 '비만은 탐식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라는 자막을 올리고 잠시 멈췄다가 사라지게 해보자. 그러면 이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메시지가 오히려 시청자의 뇌리에 깊게 박히지 않을까. 만약 샥스핀 요리에 대한 방송이라면 하이라이트에 '상어의 생명도 우리만큼 소중합니다'라는 자막을 올려도 좋다.

이렇게 할 경우 먹방에 대한 비난이나 우려도 많이 사라지고, 먹방이 음식문화로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먹방의 프로듀서는 음식윤리의 여섯 가지 핵심원리인 생명존중, 환경보전, 정의, 소비자 최우선, 절제와 균형, 안전성 최우선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멘트를 고안해 넣으면 된다. 이렇게 먹방과 음식윤리가 공익광고 효과를 통해 윈윈 하게 되면 방송국과 프로그램도 윈윈 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음식산업도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어 윈윈 하지 않을까. 더불어 '한류'도 확장되고 한류를 보는 외국도 따라하지 않을까. 우리의 먹방과 음식윤리의 윈윈은 세계 음식문화를 선도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