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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특별기고] 신재생에너지 향한 '무조건 비판'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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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특별기고] 신재생에너지 향한 '무조건 비판' 멈춰야 한다

한건희 팬퍼시픽에너지 해외업무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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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건희(팬퍼시픽에너지 해외업무담당 이사)
요즘 국내에서 쏟아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논쟁에는 과학이나 미래는 없고, 오로지 정치적 성향과 진영의 논리밖에 없는 것 같다.

업계 종사자의 일원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슬프다.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처럼 미세먼지 등의 환경영향이 거의 없고, 원자력에너지보다 안전하다는 당연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사실 신재생에너지는 오랜 세월 당연하게 여겨왔던 전기의 생산, 전송, 배급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같은 변화가 자극이 되어 미래의 우리 경제를 돌아가게 할 것이다.

당분간은 현재 우리가 써 오고 있는 원자력, 석탄 같은 기존 연료에서 나오는 '전통적인(Conventional) 전기'와 자연의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기반을 둔 '신재생에너지(Renewable) 전기'가 공존하며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당분간은 현재의 기술적, 경제적 특성으로 인해 이 두가지 발전방식이 공존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맑은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다 태양을 가리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양은 순간적으로 뚝 떨어진다.풍력 역시 바람이 끊기면 말할 것도 없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의 전력망에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너무 많아지면 전력망 전체의 수급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즉, 전력망 전체에 더욱 안정적인 기저발전(석탄화력·원자력발전소처럼 365일 24시간 꾸준히 일정한 전력을 생산하는)이 충분한 경우에만 한층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한마디로 일정 기간 동안 기저발전 없이는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지어 망에 연결할 수가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방식으로 전기를 만들어 소비하던 모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먼저, 작은 규모의 발전소가 여러 곳에 생길 것이다.예전에는 대형 화력발전소, 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한 곳에 짓고,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해 큰 송전설비(대형 철탑 등)를 통해 여러 지역으로 전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젠 수도 없이 많은 작은 규모의 태양광, 풍력 발전소들이 다양한 지역에 생겨나고 있다.
지금은 당장 기존 전력망에 의존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이 지역별로 독립된 분산형 전원을 생산·보급할 가능성이 있다.

즉, 대규모의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지역에는 이같은 작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들로 연결된 작은 규모의 전력망이 구축돼 맞춤형 수요를 필요로 하는 지역에 적정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밀양 송전탑 사태'같은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한국의 아름다운 산들에는 커다란 전력수송용 대형철탑을 쉽게 볼 수 있다. 상당수의 골프장에도 철탑이 우뚝 서 있는 곳이 많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의 운영으로 송전철탑의 모습이 줄어드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직류(DC)전기의 재등장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원전이나 석탄화력에서 생산된 전기는 교류 형태로 송전이 되며, 이런 전기는 강한 전자기파를 안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기본적으로 직류(DC)이며, 직류는 교류에 비해 전자기파의 영향이 훨씬 적다. 태양광발전소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기껏해야 집안에서 TV를 켰을 때 방출되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

직류(DC)의 재등장은 서서히 전체 산업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즉, 미래에는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로 변환하지 않고 송전하고, 가정에서도 그 직류전기를 바로 받아서 가전제품 등을 구동하는 것이다.

문득 오래 전의 '테슬라와 에디슨의 대결'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과거에 에디슨의 직류발전소는 인간에게 덜 위험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었지만, 더 많은 대용량의 전기를 넓은 지역에 공급하는 것이 힘들었다.

반면, 테슬라의 교류는 전기를 더 싸게, 더 멀리 보내기에 적합했다. 덕분에 테슬라의 교류 방식이 오랜 시간 전력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함께 다시 직류가 시장에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으며, 이미 뒤따르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당연히 이같은 흐름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책이 논의되고, 새로운 기업들과 새로운 제품들이 출현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 중에서도 이런 흐름에 올라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사례도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흐름은 우리가 눈을 가린다고 멈춰지지 않는다. 우리에겐 예견되는 미래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선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더 이상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정치진영의 논리로 자기 색깔에 맞게 덧칠하려는 어리석고 근시안적 시도는 멈춰야 한다.

지구와 생존 환경이 어느 때보다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올드 에너지와 뉴 에너지를 'OK목장의 결투'처럼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나머지 하나만 살아남는 '치킨게임'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