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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호주 광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 코발트·니켈 공급 계약 파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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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호주 광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 코발트·니켈 공급 계약 파기 왜?

합의 조건 충족시키지 못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SK이노베이션이 호주 광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 Limited)와 맺은 코발트·니켈 공급 계약을 파기했다. "서로 합의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표면 이유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EV) 시장은 중국 내 EV 판매 둔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리튬 가격 하락이 이유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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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옥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로 호주 미너럴리소시스(Mineral Resources)의 대주주인 알버말(Albemarle)이 호주 서부의 워지나(Wodgina) 리튬광산의 유지보수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계약 파기 이유에 대해 "서로 합의 조건을 총족하지 못했다"고만 했을 뿐 자세한 이유는 전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8월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가 호주 퀸즈랜드주 그린베일의 스코니 코발트·니켈·스캔듐 포르젝트에서 채굴하는 배터리 등급의 황산코발트와 황산니켈을 100% 구매하는 협약을 확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2월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 황산 코발트, 니켈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지분 투자에 대한 독점 협상권을 확보했다.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해외 원재료 생산 업체와 직접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최초였다.

SK는 이 협약을 통해 배터리사업에서 안정적인 원료를 확보하고 제조 원가 상승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이 협약으로 SK이노베이션은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가 생산하는 황산 코발트 전량 1만2000t과 황산 니켈 6만t을 2020년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발트 기준 배터리 사업 전체 구매 물량의 90% 수준에 이르는 막대한 물량이었다. 더욱이 계약기간은 기본 7년으로, 향후 추가로 6년 연장이 가능해 최장 13년 동안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계약을 근거로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는 오는 2022년 생산을 개시할 계획인 이 광산의 자금조달처를 물색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 직원이 호주 퀸즈랜드의 그린빌에 있는 니켈 광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 직원이 호주 퀸즈랜드의 그린빌에 있는 니켈 광산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는 광산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처를 찾는 한편, 다른 구입처와 구매계약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발트와 니켈은 EV 배터리 양극재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세계 최대 코발트 시장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세 불안, 세원 확보를 위한 광업법 개정 움직임 등으로 시장 여건이 불투명하다. 반면 호주는 세계 매장량의 15%를 보유했지만 생산량은 5%에 불과해 코발트 시장의 '블루 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경과 미중 무역전쟁 악화에 따른 판매 감소라는 치명타를 맞았다. 중국 전기차 메이커 BYD가 최근 올해 연간 순이익이 최대 43% 줄 것이라고 예상한 것도 전기차 판매 급락 탓이다.

호주 광산업체 클린 테크트 홀딩스가 중국 MCC와 선라이즈 배터리 머티리얼스 공단 개발 합의를 종료하고 니켈 채굴 업체인 인디펜던스도 황신니켈 가공시설 계획을 중단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경기주기상 저점에 도달한 시장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배터리 경기 하강이 2020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