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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알츠하이머 치료 가이드라인 수정' 국내 업계 변화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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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알츠하이머 치료 가이드라인 수정' 국내 업계 변화 이끌까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승인 아닌 대리 평가 변수로 하향
국내 대표 치료제 '아리바이오 AR1001은 다중기전' 문제 없어
"향후 각국 가이드라인도 개정 가능성, 유럽 변화까지 살펴봐야"

미국 FDA가 최근 들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이드라인 변경에 나섰다. 이 후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게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미국 FDA가 최근 들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이드라인 변경에 나섰다. 이 후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게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이드라인 변경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게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국내외 제약 업계에 따르면 최근 FDA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수정 초안을 발표했다. 오는 6월까지 전문가와 기업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본격적으로 가이드라인이 확정된다. 이번 초안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기준이었던 베타 아밀로이드가 주요 사항이 아닌 대리 평가 변수로 하향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에 쌓여 있는 신경퇴행성 장애 유발물질로 알츠하이머 기전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베타 아밀로이드와 알츠하이머가 연관성이 없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기존 가이드라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FDA는 베타 아밀로이드 기전을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메인 기전이 아닌 참고로 하향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라이 릴리의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승인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나네맙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으로 개발된 치료제기 때문이다.

FDA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전이 바뀌어도 기존의 치료제들은 그대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가이드라인이 수정되기 이전에 출시된 의약품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임상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치명적인 이슈가 있을 경우에만 추적 조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와 연관된 내용은 치명적인 이슈가 아니기에 추적 조사까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향후 출시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받는다.

가이드라인 수정 이전 출시 의약품은 추가적 임상 불필요


국내에서도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아리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이 있다.

이 치료제는 신경세포 사멸억제, 신경세포 시냅스 가소성 증가, 독성단백질 제거와 같은 다중기전 치료제다. 해당 기전들 중 독성단백질 제거가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와 같은 것이다.

다만 AR1001은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 외에도 다양한 기전을 지닌 삼중작용 기반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AR1001과 같은 다중기전이 아닌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단일 기전의 알츠하이머치료제는 국내나 유럽에서의 가이드라인이 변경되기 전까지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미국 시장은 진출이 어려워진다. 만약 진출해도 보조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오는 6월까지 받고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임상결과를 대리 평가 변수로 하지 않는다면 보조제로도 사용되기 어려워진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반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만드는 모든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FDA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각국의 승인 가이드라인도 개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FDA의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영향은 확실히 있을 것 같다"며 "문제는 FDA의 결정 후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의 규제 당국들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