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장 김정화의 전통염색이야기(29)] 쪽물 담소
[글로벌이코노믹=김정화 전통염색가] 마당에 내놓은 항아리가 아침나절부터 따끈따끈한 여름이다.여름이 농익어서 열대야가 이어지면 나는 정말 정말 신이 났었다.
그에 반해 칠순의 어머닌 새벽 댓바람부터 역정을 내셨다.
“아이고 쪽 베기 전에, 쪽물 일기 전에 내가 죽어야 할 낀데(것인데)
쪽 통에 쳐 박혀 사는 꼴이 못내 안타까워서 여름엔 맨날 맨날 구박을 하셨다.
그런 어머니도 쪽 때문에 환한 날이 매년 딱 하루씩 있었다.
한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여 나믄 장의 옥색 모시적삼을 손질하실 때다.
빳빳이 풀 먹인 옥색 모시적삼을 다림질하여 옷장에 거는 어머니의 얼굴은 정말 환했다.
“오늘 음악선생님에게 한 대 맞았어요”
피아노 치는 손가락을 잡아채시곤 “사내 녀석이 매니큐어를, 그것도 파란색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니냐” “우리 선생님 참 무식하시지요?”
열다섯 학생아들이 씨익 웃었다. 일당 삼만원에 혹해서 방학내내 니람 만들던 손톱에 든 물빛이 파란색 매니큐어였다.
생쪽 잎을 갈아내는 전동기계에 검지를 다쳤다.
응급실에 들어갔다
새파란 손톱을 그냥 꿰맸다
열흘이 지나도 자꾸만 자꾸만 아팠다
열하룻 날 부젓가락처럼 뜨거워져서 울었다
그제사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손톱이 그리 파란데 내가 곪는지 낫는지 어떻게 알겠소
지금 내 오른손 검지는 1㎝ 짧다
쪽이 뭐꼬? 쪼가리가? 면상이가?
한번 보자 내가 한번 봐야 알겄다.
여름 내내 항아리, 고무통, 발효통 들여다보던 옆집 잠순이 엄니
냄새도 더럽고, 일도 세상에 제일 더러운데
색깔은 고것참 세상에나!
세상 제일 소명시럽네! 깔끔시럽네!
쪽색은 세상 가장 시원한 색이다.
더워야 쪽잎에 쪽색이 어려지고,
더워야 쪽풀이 쪽색으로 우러나고,
더워야 쪽물이 항아리에서 일어난다.
가장 시원한 색깔인 쪽색은 가장 더운 날에 태어난다.
세상은 아이러니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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