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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마다 크기가 달라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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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마다 크기가 달라도 되는 거야?

[몰라도 그만인 상식] 야구장 규격
[글로벌이코노믹=김성욱 기자]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가 3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병호는 33개(7월31일 현재)의 홈런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3년 연속 30개 이상 홈런을 친 네 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넥센 히어로즈의 또 다른 강타자 강정호도 29개 홈런으로 박병호를 뒤쫓고 있다. 남은 게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두 선수 모두 40홈런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에서는 한 팀에서 토종 타자 두 명이 40홈런을 쳐내는 최조의 기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주로 타 팀 팬)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을 두고 질(?)을 논한다.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목동구장이 홈 플레이트부터 외야펜스까지 거리가 짧고 펜스 높이도 낮기 때문에 홈런을 많이 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야구장 외야펜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렇게나 야구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야구규칙에는 운동장에 대한 규정이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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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루(Home Plate)를 정하고 그 지점부터 38.795m(127피트 3인치) 거리에 2루를 정한다. 그리고 본루와 2루를 기점으로 27.431m(90피트)를 재서 본루에서 오른쪽 교차점을 1루로 하고 왼쪽 교차점을 3루로 한다. 1루와 3루의 거리도 38.795m가 돼야 한다.

이 같은 내야 규격은 184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미국 뉴욕의 은행원이던 알렉산더 카트라이트가 야구팀을 만들면서 20개의 야구 규칙을 정했는데, 그 중에는 홈에서 2루까지 42걸음, 1루에서 3루까지 42걸음으로 한다는 야구장 규격이 있다. 그러나 왜 ‘42걸음을 기준으로 삼아 야구장을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야구장 내야 규격에 대한 규정은 정해져 있으나 외야 규격에 대해서는 권장사항만 있을 뿐이다. 야구규정에는 본루부터 페어지역에 있는 펜스, 스탠드 또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하게 하는 시설까지의 거리는 250피트(76.199m) 이상을 필요로 하지만 양쪽 파울 라인은 320피트(97.534m), 중앙은 400피트(121.918m) 이상이 되어야 이상적이다라고만 돼있다.

그리고 첨부로 ‘195861일 이후 프로야구를 위해 건설하는 경기장은 본루로부터 좌우의 펜스, 스탠드 또는 좌우의 페어지역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하게 하는 시설까지의 거리는 325피트(99.058m), 센터펜스까지의 거리는 400피트(121.918m)를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1991년 이후 경기장을 개조할 때는 본루부터 좌우펜스의 거리를 91m, 센터펜스까지의 거리는 105m 이하로 해서는 안 된다라고 돼 있다.

야구장 외야펜스까지의 거리는 국내뿐 아니라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도 적용하고 있는 규정이다.

현재 목동구장의 좌우펜스 거리는 98m 센터펜스는 118m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출처=대한야구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출처=대한야구협회
야구를 관람하면서 또 하나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있다. 바로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더그아웃이다. 우리나라 9개 프로야구단 중 6개 구단은 홈경기 때 1루쪽 더그아웃을 사용하지만 3개 구단(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기아 타이거즈)3루쪽 더그아웃을 사용하고 있다. 왜 홈팀 더그아웃 위치가 다른 것일까.

야구규정에는 1루 쪽과 3루 쪽에 더그아웃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긴 하지만 홈팀이 어느 쪽 더그아웃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야구규칙을 보면 야구장의 방향은 본루에서 2루를 향한 선은 동북동 방향을 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는 조명시설이 설치되기 이전에 야구가 주로 해가 남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오후에 치러지는 점이 반영된 규정이다. 동북동 방향이 되면 본부석이 햇빛을 차단해 그림자를 드리워서 경기에 지장을 덜 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6개 구단이 사용하는 경기장의 방향은 북쪽이 아닌 남쪽을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가 시작되는 해 질 무렵이 되면 3루 쪽에 햇살이 비치게 된다. 따라서 홈팀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루 쪽 더그아웃을 홈팀이 사용한다.

반대로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하는 3개팀은 야구규정에서 권장하고 있는 북쪽을 향해 지어졌다. 따라서 햇살을 피하기 위해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와 달리 아마야구는 홈팀 개념이 없다. 아마야구에서는 1루 쪽 더그아웃을 선공팀(프로야구로 치면 방문팀)이 사용하고 3루 쪽 더그아웃은 후공팀이 사용하고 있다.

오는 9월 인천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에는 금메달을 노리는 우리나라 대표팀도 출전한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경기는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지게 된다. 문학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SK 와이번즈의 더그아웃은 1루 쪽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이 후공을 하면 사실상 홈구장이라고 하더라도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하게 된다.

한편 야구뿐 아니라 축구장의 규격도 경기장마다 크기가 다르다. 골대의 크기는 딱 정해져 있지만, 축구장 규격은 길이는 90~120m(일반경기 시. 국제경기 시는 100~110m), 너비는 45~90m(64~75m)로 범위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관중석까지 포함해 축구 경기장이 야구 경기장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실제 경기를 하는 경기장의 면적만 비교하면 야구장이 축구장보다 크다. 축구장은 최대 규격으로 계산을 하면 1800. 반면 잠실야구장의 경기장 면적은 1388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