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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3. 제칠검풍(第七劍風) 일월검광추림(日月劍光秋霖)-(4) 달을 향해 가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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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3. 제칠검풍(第七劍風) 일월검광추림(日月劍光秋霖)-(4) 달을 향해 가는 승부

[글로벌이코노믹 연재소설] 검법 용풍우락(91회)-칼날에 용이 뜨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신무 소설가] 다섯째, 칼빛은 별빛이다. 칼의 날과 등이 자유롭게 교차하면서 자연 에너지와 섞이면 묘한 기가 만들어진다. 그 기는 부드럽고 섬세하면서도 결코 끊어지지 않는 우주 법칙을 따른다. 그 때 나의 자전력이 발동되면, 자전력은 만유인력 법칙에 따라 다른 에너지를 밀고 당긴다. 따라서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공전력이 생긴다. 상대와 공전하는 순간부터 나는 우주를 교감하는 별이 된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다면
생각한 것을 이끄는 공전력이 생긴다


여섯째, 단전은 스스로 빈 곳을 채운다. 기는 만유인력과 상대성 법칙으로 자동적으로 가동한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막힌 부분은 뚫어 준다. 아기는 혼자 뒤척이고 호흡하며 부족한 부분을 우주의 기로 채워 나간다. 그러나 어른들이 원하는 형을 만들려면 아기가 자가치유하듯이 단전호흡을 회복해야 한다. 이렇듯 순환은 완벽하다. 우주의 기가 끊어지는 것은 인간의 자의적인 욕심, 미혹, 무지에서 비롯된다. 자기만 아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하는 것은 옳은 지적이다. 그자는 하수이다.

날갯짓 소리 요란한 일이
굴욕적인 것만은 아니다
맨 땅에서 나와 살아가고자
한자 땅 속을 뚫은 칼인데
수십년을 암중 수련하여
부르짖는 기합이니
날갯짓이 어찌 그저 연약하기만 하랴


일곱째, 검무 추듯이 적의 위력에 임하라. 기를 자유자재로 만들고 따를 수 있는 수행은 마음을 비워 천기를 받는 것이다. 별빛을 따라 흐르며, 자기의 욕구를 비우고, 천지일여(天地一如)하여 초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검무가 내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세상을 밝히는 빛을 낼 것이다. 빛의 무사는 검무를 추는 자이다.

이와 같은 검무를 추기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 깨달아야 하니, 검의 수행은 더디기가 그지없다. 날마다 별을 디디며 나가야 하는 수련, 그 더딘 느림 속에 깨달음이 있다.

여전히 밤하늘의 별을 쫓으니
느린 칼이 검무의 최고 경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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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빛이 나오는 과정은 무엇인가? 첫 길은 초지일관(初志一貫)에서 나온다. 초심의 비움은 자기 뜻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신명(神明)을 찾아 정진하겠다는 각오에서 자기의 갈 뜻이 나온다. 몸에서 진땀이 나고, 삶의 현장에서 혼쭐나는 것, 그 진동에서 정성이 나오기 시작한다.

둘째 길은 개안(開眼)을 통한 분별력(分別力). 정갈한 빛은 순환을 부르지만, 탁한 빛은 단절을 부른다. 단절과 연속을 구분하는 눈, 기를 보는 것, 하늘의 덕(德)을 보는 시작이다.

셋째 길은 다시 일어나는 의지(意志)이다. 어려움을 맞이하는 날갯짓을 이해해야 초력의 의미를 안다. 바람을 맞아야 새가 난다. 부딪혀야 에너지가 나오고, 부딪히는 힘이 셀수록 생기는 에너지가 크다. 역경은 고맙고 기쁜 일이다. 단번에 물이 차지 않는다. 거듭 참아내면 어느새 호수물이 차오르는 것이다.

넷째 길은 마음의 그릇을 갖춤이다. 비워진 만큼 크기를 담을 수 있다. 세를 담음은 준비된 호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진정성 있는 비움은 염력을 당기고, 염력이 모여 호수가 되면 초력이 깨어난다.

다섯째 길은 정성을 모을 소리를 갖는 일이다. 소리는 파동을 부른다. 파동은 진실이다. 하나의 진실이 파동을 부르는 소리가 되고, 그 소리가 정성이 되어 빛을 낳는다. 빛이 낳아지면 스스로 일을 하게 된다.

여섯째 길은 빛의 원을 만들라. 긍정을 받아들이고, 운을 이끌면, 복으로 연결될 것이다. 적의 칼은 그 원을 침범할 수 없다. 지구를 보라. 단 한번이라도 가혹한 칼날을 허락했다면 인류는 존재할 수 없다. 45억년을 버텼다. 그러니 그 자식인 너도 할 수 있다.

일곱째 길, 너의 빛을 낳아라. 너를 영원하게 할 것이다. 세상의 영광이, 물질이, 재주가 그리 좋더냐! 우주는 받고자 하는 것만 받는다. 너의 빛처럼. 그러니 오직 우주와 통하는 것은 너의 빛이다.

무사여, 두려워 마라. 외로워 말라. 적이 너를 이길 방법은 너 자신이 스스로 무너지게 할 방법밖에는 없다. 두려움이, 외로움이 너의 유일한 적이다.

‘후연 무사는 검룡담을 찾아가라 했다. 나는 호숫가에서 검무를 추기 꿈꿨다. 그러나 목숨을 건 승부를 겪고서야 마음 속 자리 잡은 궁금증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적들은 왜 나를 제거하려 했을까? 단지 호수를 찾는 것이 무사의 소명인가? 검룡담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검룡담을 찾으러 가는 길에, 별과 별 사이에 깨달음이 있다. 칼빛은 찰나에 빛나는 것이지, 잡아 두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일곱 개의 별, 북두칠성. 일곱 개의 깨달음. 무사의 별이라는 북두칠성이 힘을 내는 것이 아니라, 북두칠성을 만드는 별의 과정에서 초력이 나는 것이다. 정성으로 매진함에 빛이 있다. 후연 무사가 말씀하신 호수의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닐까, 달을 향해 가는 날아가는 칼빛!’

우광 무사, 이제 떠날 때가 됐다. 닻을 띄우고, 가야할 바다가 보인다.

‘처음에는 우연히 칼빛을 보았다. 칼빛을 막연히 믿고 세상의 바다에 큰 배를 띄우고 고난의 진군을 했다. 다행히 큰 고난을 맞은 경험으로, 깨달음으로 가는 징검돌, 하나를 놓았다. 후배 무사의 일묘연(一妙衍) 칼빛이 달의 호수에 닿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빛의 무사 연대기, 별자리를 새긴 고인돌 작업을 이제 마치겠다. 후배 무사가 또 하나의 고인돌로 세상을 밝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글로벌이코노믹 글 박신무 그림 허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