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일간 전방위 혜택·8000개 한정판 출시로 매출 총력전
KGC인삼공사, 최근 5년 새 매출 17%·영업익 58% 감소
유통업계 “추석 선물 과일·축산 등 신선식품 선호 뚜렷”
KGC인삼공사, 최근 5년 새 매출 17%·영업익 58% 감소
유통업계 “추석 선물 과일·축산 등 신선식품 선호 뚜렷”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관장은 지난 8일부터 ‘추석엔 정관장으로 正하세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행사 기간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내달 9일까지 무려 32일간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홍삼톤, 천녹, 화애락, 다보록 등 대표 스테디셀러는 물론 '기다림 침향', 혈당조절 브랜드 'GLPro' 등 사실상 전 품목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매 금액 10만 원당 1만 원 할인 혜택은 물론, 정관장 멤버스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5만 원 이상 구매 시 5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추가로 안겨주고 있다.
추석 사전 구매 수요를 겨냥해 얼리버드 혜택도 마련됐다. 14일까지 7일간 50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멤버스 고객에게는 포인트를 두 배 적립한다.
여기에 지난 9일에는 ‘홍삼정 헤리티지 방짜유기 에디션’을 8000개 한정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홍삼정 세 병과 방짜유기 브랜드 ‘놋담’의 방짜유기 수저, 받침으로 구성됐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의욕을 다졌다.
정관장이 이처럼 대규모 프로모션과 한정판 판매까지 총동원하는 이유는 그간 이어져 온 실적 부진이라는 난관 탓이다. 지난해 KGC인삼공사는 매출 1조1052억 원, 영업이익 667억 원을 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17.8% 각각 쪼그라들었다. 이런 역성장은 지난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최근 5년간 KGC인삼공사의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무려 58%나 뒷걸음질했다. 회사 전반을 위기감이 짓누른 게 우연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관장의 부진은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폭발하듯 성장하는 시점에 발생했기에 더욱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9년 4조9000억 원 규모에서 5년 만인 지난해 6조 원대로 급성장했는데 정관장은 성장의 열차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최근 건기식 시장에서는 다양한 기능성과 맛, 취식 편의성을 앞세운 제품들이 인기다. 그러나 홍삼은 특유의 향과 맛을 근본부터 바꾸기 어렵다는 고유의 제약이 따른다. 제조사들이 먹기 편한 스틱형이나 필름형 등 새로운 제형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지만 정관장은 ‘홍삼맛’ 하나만 내세웠다.
이러한 홍삼 제품 자체의 한계에 더해, 명절 선물 시장의 트렌드마저 변화하며 정관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양상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선식품 위주로 추석 선물세트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추석 선물 구매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과일(43.8%)’이 가장 선호하는 추석 선물로 꼽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추석 선물 세트는 가성비가 트렌드”라면서 “과일·축산·가공식품 등 실용적인 명절 선물에 대한 고객의 선호가 과거보다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홍삼·건기식 트렌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신선식품, 가성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장이 가야할 길이 아닐까 싶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