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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06)]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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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06)]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언제나 급합니다. 어찌할 겨를도 없이 급하게 허둥지둥하다가 그만 일을 그릇되게 처리하고 맙니다. 그러다가 그 일이 지나고 나면 금방 해이해집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끝내지 못하고 내버려 둡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큰 폐단입니다. 지금 왜적이 우리나라 중심부에 아직 있음에도 이러하다면, 만약 명나라 군대가 떠나버린다면 다시 믿을 곳이 없습니다."(3장.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롭다 中)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즐거움에 푹 빠져든 요즈음, 역사가 제게 가까이 와 준 것이 마냥 기쁘고 즐겁습니다. 역사 드라마와 '명량' 영화로 인해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해하지 못 했던 우리나라 과거사에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재미를 붙여가는 중입니다. 일방적인 강의에 의한 암기 위주로 공부하던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 마음에 드는 책을 읽기도 하고, 관련 현장 강의나 인터넷 연수를 통해 새로이 다시 알아가는 것입니다. 몰입까지는 아니더라도 학문의 즐거움이 새롭게 내 머리와 가슴으로 다가오는 순간만큼은 정말 더위도 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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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맞춰 운좋게 잘 고른 책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입니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조선을 되살려낸 류성룡의 리더십을 통해, '지난날을 징계하고 하고 앞날을 준비하라'는 이 책 한 권은 저를 너무나도 들뜨게 하고 감사하게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이며, 팔순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근현대사의 산 증인이며 정치사회학자인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 책을 위해 '징비록' 1, 2권 외에 '진사록', '서애전서'에 나오는 보고서 형식의 상소문과 예하 기관에 전달된 공문 등 총 549건의 자료를 빠짐없이 분석했다고 합니다. 뭔가 값진 것을 그저 얻어가는 송구스런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는 '임진왜란의 끔찍한 경험을 하고도 징비하지 않은 우리에게 역사는 자비롭지 않았으며,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통일된 미래도 우리 것이 아닐 것'이라고 경종을 울려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프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만이 아닌 정치적으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 우리 세대가 다시 류성룡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연수를 통해 일제 강점기를 전후해 사라졌던 우리 것들–조선왕조실록, 조선왕실의궤, 문정왕후어보, 대한제국 국새 등-이 혜문 스님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우리나라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러한 올곧은 마음들이 퍼져나가 우리 것을 제대로 알고 보충하여 우리 것을 멋지게 발전시켜 갔으면 합니다. 특히나 고희년 광복절을 맞아 '애국'이란 단어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이 책을 통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각자의 정해진 위치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원정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도봉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