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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46)]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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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46)]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아름다움은 자신이 발견되기를 기다리며 우주 안에 존재한다’는 심오하고도 종교적이며 예술적인 확신을 가진 인간만이 우주의 창조와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을 구축할 수 있다. - 바네쉬 호프만(Banesh Hoffman) (개정증보판에 부쳐 中)

오래 전 책상위에 가져다 놓고, 우선순위(?)에 밀려 이제야 눈이 가게 된 책인데, 너무 늦게 찾게 된 건 아닐까? 라는 약간의 미안함이 듭니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책과 함께 영화 속 옥에 티를 발견해가며 한 영화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앞으로 쭈욱 만끽하고 싶어집니다.

이미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과학자로,「과학 콘서트」의 저자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인 정재승은 중 3때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부분과 전체」를 읽고, 물리학자로 사는 것만큼 멋진 인생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며 12년 후 그 꿈을 이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물리학자와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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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SF영화에 흥미가 없어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영화의 대부분을 보지 않았는데, 한편 한편의 장면에 대한 설명이 끝날 때마다 ‘과학자들은 정말 별별 상상을 다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간절한 욕구가 절실해졌습니다. 이렇듯, 이 책은 물리학 또는 물리학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우게도 해주는 책입니다. 요즘 뜨는 프로그램 중에 ‘복면가왕’이 있는데,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맞춰 가는 과정에서 판정단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여러 편견을 깨뜨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세상은 어차피 편견으로 뭉쳐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너와 나, 둘만 있어도 어쩌면 편견은 이미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학적 증명을 통해서만 편견을 깨울 수는 없는 듯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넓은 마음으로 상대방을 알아가면서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대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99년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의 초판이 출간된 지 3년 후 나온 증보판을 내면서 66편의 에피소드가 정말 끝도 없이 재미있었습니다. 진정 영화와 과학의 행복한 만남입니다. 우리도 이제 과학의 눈으로 영화보기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보기의 새로운 즐거움일 뿐 아니라 과학 공부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아울러, ‘과학은 어렵다’라는 편견을 없애고 정확한 지식을 얻고 싶다면 더욱 읽어야할 책일 것입니다. 한 예로, ‘쥬라기 공원에는 쥬라기가 없다’ 편을 제일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자신의 문학적인 상상력과 과학 지식을 더하여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본 SF영화의 원작소설인 「쥬라기 공원」을 만들어 냈는데, 책표지와 영화 포스터에 어째서 백악기의 공룡인 티라노사우르스를 실었느냐고 묻자, “세상에! 그 점은 전혀 생각을 못 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이미지에만 매달리다가 티라노사우르스가 괜찮아 보이길래 그걸로 결정했거든요.” 라고 예상 외로 솔직히 대답했다고 합니다. (한 곳에 몰입하면 다른 것은 생각지 않는 점이 저와 비슷해 실소를 금치 못했네요.) 어쩌면 상상력과 과학의 지식은 영화에서 충분히 별개일 수도 있다는 주제넘은 주장을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당연히 저의 다음 책은 뇌과학편격인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입니다.
이원정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도봉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