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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백석의 굴곡진 삶과 시에 생명 불어넣은 연희단거리패의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앙코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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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백석의 굴곡진 삶과 시에 생명 불어넣은 연희단거리패의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앙코르 공연

연극 '백석우화' 1장 여우 난곬족이미지 확대보기
연극 '백석우화' 1장 여우 난곬족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천재 시인' 백석. 북에서는 쓰기를, 남에서는 읽기를 거부당했던, 남북한 분단의 아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인이다.

연희단거리패는 30 스튜디오 개관공연 두 번째 작품으로 한국의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조선의 모던보이,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살려냈던 시인 백석의 시와 삶을 서사적 기록극으로 구성한 '백석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을 무대에 올린다. 향토적이고 낙천적인 시선으로 쓴 시를 판소리, 정가, 발라드 등의 음악으로 구성하여 들려주고, 가난하고 힘겹지만 낙천성을 잃지 않았던 백석의 삶을 통해 오늘날 문명의 이기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시인의 삶이 보여주는 순수와 감동을 들려준다.

연극 '백석 우화–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은 연희단거리패와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해 지난 2015년 대전예술의전당과 게릴라극장에서 초연했다. 당시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 시인, 조선의 모던 보이로 알려져 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하고 굴곡진 삶을 담담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백석우화' 3장 경계인이미지 확대보기
연극 '백석우화' 3장 경계인
연극 '백석우화' 5장 동화시를 쓰다이미지 확대보기
연극 '백석우화' 5장 동화시를 쓰다
이번 앙코르 공연은 한층 성숙미를 더해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30 스튜디오에서 공연된다. 단 금 오후 8시, 토 오후 3시와 7시, 일 오후 3시에만 공연된다.
'백석우화'는 시집과 시는 남았으나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기록극이다. 교과서에 실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백석의 시, 수필, 동화시 등 주옥같은 글들이 소개된다.

작창 이자람, 작·편곡 권선욱, 서도소리 강효주, 정가 박진희, 판소리 작창협력은 이지숙이 맡아 백석의 글을 입체적으로 무대에 살려내며, 시인이자 극작 연출가인 이윤택이 대본구성과 연출을 맡아 격동기를 살아야 했던 시인 백석의 고단한 삶과 사그라지지 않은 예술혼을 보여준다.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이승헌이 움직임 지도와 함께 직접 출연하며, 시인 백석은 배우 겸 연출가 오동식이 맡아 페이소스가 가득한 감동적인 무대를 꾸민다. 관록의 배우 오동식은 초연 당시 무덤 속 백석의 고뇌를 고스란히 끄집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10여명의 배우가 한국문단의 인물들을 1인 다역으로 소화하며 생동감 넘치는 장면전환을 선보인다.

연극 '백석우화' 9장 붓을 총창으로이미지 확대보기
연극 '백석우화' 9장 붓을 총창으로
연극 '백석우화' 11장 마가리에 살자이미지 확대보기
연극 '백석우화' 11장 마가리에 살자
시인 백석은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한때 절필했고,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하여 번역에 몰두했다. 그는 고향이 북이었기 때문에 월북 시인도 아니면서 남쪽에서는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남과 북에서 잊혀져 버린 시인. 그러나 그의 주옥같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남쪽의 교과서에 수록되고,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은 남쪽의 시인들에게 열등감을 던진 명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정작 북에서 그는 시를 쓰지 못하고 번역과 동요시를 썼고, 그나마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주아로 몰려 삼수갑산 집단 농장으로 유폐되었다.

이 연극은 모던 보이 백석이 삼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삶 의식을 포기하지 않고 민중과 함께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천상시인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백석의 삶은 시인의 존재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