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울이면 자칫 쓰러질 것만 같은 압도적인 자태도 눈길을 끈다. 오슬로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리지널 아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메뉴는 세 바퀴 반을 돌린 다음 꼬리를 길게 빼는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올린다. ‘TAKE-OUT’ 문구가 양각으로 표기된 콘을 기준으로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최근 오슬로 합정교보문고점과 신세계 강남점을 방문해 마케팅 이미지와 실제 메뉴를 비교해봤다.
◇1미터 이상 초대형 ‘오리지널 아이스’… 마케팅 효과 ‘톡톡’
지나가던 소비자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은 대형 아이스크림. 오슬로 신세계 강남점에 설치된 ‘오리지널 아이스’ 입간판이다.
오리지널 아이스의 전체 높이는 총 1m 24cm. 콘과 아이스크림의 높이는 각각 28cm, 96cm에 달한다. 콘을 기준으로 1대 3.42배 비율이다.
콘을 기준점으로 삼은 이유는 오슬로 전 매장에서 동일한 콘에 담아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압도적 규모의 마케팅 이미지와 달리 실제 메뉴의 높이는 30cm 수준이다.
오슬로 관계자는 “콘 바닥에서부터 아이스크림 꼭대기까지 오리지널 아이스의 총 길이는 보통 30cm다. 매뉴얼상 높이는 25~30cm, 무게는 180g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5~30cm 규정에 따랐지만… 마케팅 이미지와 비율 달라
실제 메뉴를 비교할 차례다. 높이 측정은 직원으로부터 아이스크림을 전달받은 즉시 시도했다.
우선 아이스크림을 담는 콘의 길이는 6.7cm다. 콘을 기준으로 제공돼야 할 아이스크림 높이는 약 22.91cm로 추정된다. 마케팅 이미지와 같은 비율이다.
콘과 아이스크림의 높이를 모두 더하면 총 29.61cm. 이 높이는 오슬로 내부 규정에 적합한 수준이며, 직원의 설명과도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실제 메뉴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슬로 합정교보문고점에서 구매한 ‘오리지널 아이스’의 실제 높이는 26.3cm. 순수한 아이스크림 높이만 19.6cm. 예상치보다 3cm 가량 낮다.
오슬로 신세계 강남점의 메뉴는 27.1cm. 아이스크림의 높이는 20.4cm. 이 메뉴의 높이도 약 2cm 부족하다.

◇삐뚤빼뚤 오슬로 아이스크림의 사연은?
높이는 물론 아이스크림의 모양도 조금씩 달랐다. 이는 직원별 숙련도 차이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직원 교육 시 그램수를 손에 익히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직원 스스로가 중량 미달로 판단될 경우, 저울에 직접 달아 확인 후 제공하고 있다.
직원별 적응 기간은 보통 3주로 잡는다. 그러나 매장 상황에 따라 신입 직원이 곧바로 투입되기도 한다. 같은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총 높이나 모양이 제각각인 이유다.
오슬로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기계를 다루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초보 직원일수록 아이스크림 휠이 크게 돌며, 무게는 더 많이 나가는 편”이라며 “180g 미만으로 나가는 ‘오리지널 아이스’는 없다”고 확신했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