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은 ‘노브랜드(No Brand)’가 신세계 유통채널의 지원 사격을 받아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가 가진 유통망에 이마트 브랜드를 전면에 드러내고, 대규모 투자와 함께 이마트 자체 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하고 있다.
과거 노브랜드는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비롯해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전문점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의점 ‘이마트24(옛 위드미)’와 H&B스토어 ‘부츠(Boots)’에도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 사이에 노브랜드가 인기를 끌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노브랜드 판매 확대에 나선 것이다.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없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지난 2015년 4월 첫선을 보였다. 포장이나 광고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제품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PL제품명이다. 10여 개로 시작한 노브랜드 상품 수는 현재 생활용품, 가공식품, 전자제품까지 1000여 종을 넘어섰고 매출은 2015년 230억원에서 작년 19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브랜드 로열티를 없애는 대신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전략이 적중했다.
유통업체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무기로 생필품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신세계는 자신의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이마트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현재 123곳인 노브랜드 협력 중소기업을 올해 말까지 1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다 보니 이마트는 인기 제품 제조사와의 M&A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들의 자체브랜드 상품 공급자(PB provider)로 포섭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브랜드를 생산하는 많은 제조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유통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시장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