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방문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 곳에 마련된 추석선물세트 기획전에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고객들로 붐볐다. 모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과는 무관한 고객들로 추정됐다. 가격보다는 선물세트 구성과 품질에 대한 설명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다.
고가의 과일바구니보다 비교적 저렴한 과일선물세트 앞을 서성이던 기자는 “5만원대 미만 과일상자도 보자기 포장이 가능하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그는 “10만원대 이상 구매 시 자동 옵션으로 제공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포장용 보자기를 따로 판매한다. 이마트는 장당 1500원에 판매 중이며 고객만족센터에서 구입 가능하다. 백화점에서는 예외였다. “10만원 이하 선물상자의 경우 보자기 포장을 할 가치가 없는 의미인가”라는 농담 섞인 질문에 직원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27일까지 배송 접수를 마쳐야 추석 전 선물을 받아볼 수 있는 만큼 파격적인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할인되지 않는 제품도 구매 수량에 따라 재량 범위 내에서 할인해 준다는 것. 주로 품질이 가장 중요한 신선제품들이다.
대형마트에서 중앙을 차지하던 캔 통조림이나 샴푸 등 생활용품은 가장 구석자리에 위치했다. 제조사별 상품이나 기획 구성 등도 대형마트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고가의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꾸리되 다양성을 위해 저렴한 상품까지 진열한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한우선물세트 맞은 편, 기획전의 출구는 전복 세트로 고객의 발길을 잡았다. 코너 관계자는 “전복 시가로 드립니다. 한 번 보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고가의 선물세트임에도 저렴하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