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감염자 수가 증가 중이지만 7월 둘째 주부터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부지 내 쇼핑 구역 ‘다운타운 디즈니’가 정식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그리고 같은 주 ‘Raging Stallion Studio’의 ‘노 텔 모텔(No-Tell Motel)’ 촬영 세트도 해금됐다. 이곳은 주로 포르노 촬영에 사용되는 스튜디오다.
로스앤젤레스의 촬영 현장에서 팰컨 엔터테인먼트(Falcon Entertainment)의 제작·운영 부부장 애덤 Q 로빈슨은 롤링스톤지에“여기까지는 다행스럽게도 만사가 순조롭습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전체가 3개월간 활동을 자제했지만, 팰컨 엔터테인먼트도 많은 뮤직비디오 제작사와 함께 조금씩 촬영을 재개했다.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주류 제작 스튜디오에 재개 허가가 난 것을 감안해 포르노 업계를 아우르는 ‘단체 표현 자유연합(FSC)’도 자체 규제를 풀었다.
FSC의 홍보 담당자 마이크 스타빌은 롤링스톤지의 전화 취재에 응해 “단체로서도 촬영이 안전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배우에게도 가능하면 촬영 스케줄을 연기하도록 요청했다. 활동 자숙을 해제한 것도 리스크 삭감을 철저히 시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라는 선택을 해야 하는 프리랜서 프로듀서가 많은 것도 알고 있다. 우리도 애초부터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뒤 어떻게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느냐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촬영 허가가 내린 주류 영상 업계와 같이 FSC도 배우와 촬영 스태프 전용으로 촬영 현장에서의 마스크 착용이라고 하는 ‘가이드라인’이나 권장 규정을 배포했다. 하지만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스타빌도 인정하듯이 관련된 장면에서는 마스크를 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됐고 상대와도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우와 촬영 스태프는 촬영 24시간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성병 검사 비용은 배우가 부담하지만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제작사 측이 부담하고 있다. 팰컨은 나아가 배우가 우버와 같은 승합서비스를 이용해 촬영장에 오는 것을 금지하고,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난 뒤에도 회사 측이 마련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한다. 또 배우들의 소셜미디어 계정 체크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로빈슨은 “이상한 게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 업계 배우·스태프 인원제한 가이드 라인
업계의 주요 가이드라인 중 하나는 극소수의 배우와 스태프로 촬영을 하는 것이다. 즉 제작사에 있어서 당분간 집단 섹스는 논외가 되는 것이다. 제작사 브라저스(Brazzers)의 제작 디렉터 라이언 캐시는 “향후 제작 발주는 1쌍의 커플의 기본적인 섹스에 철저하겠지요”라고 말하며 그의 회사는 현재 촬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조만간 재개할 예정도 없다고 한다.
성인물 서비스 ‘Adult Time’에서 콘텐츠 디렉터를 맡은 패트릭은(본인의 희망으로 퍼스트 네임만) “이 회사에서는 여러 남녀가 얽히는 등 수많은 사람이 출연하는 스와핑 촬영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있다고 한다. 특정 성행위 특히 타액이나 소변 등 엄청난 양의 체액이 섞이는 행위를 꺼리는 PD도 많이 나올 것이다. 키스에서조차 어느 정도 주의가 필요하다. 스타빌도 “키스는 궁극의 감염 경로다”라고 말하고 “우리도 키스의 배제를 권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험도로 따지면 키스가 촬영 중인 다른 행위에 비해 특히 위험하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에로 여배우 겸 감독 케이시 캘버트는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남의 것이 안에 삽입되는 이상 위험 수위는 키스와 같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스타빌은 이러한 이유로 “촬영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주저하는 배우가 많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한다. 배우들이 빠짐없이 ‘OnlyFans’와 같은 개인 대응의 소셜 플랫폼으로 활동의 장소를 옮기고 있는 영향도 있다. 정상급 배우도 되면 한 달에 여섯 자릿수 가까이 번다. 길버트는 “‘OnlyFans’나 ‘FanCentro’로 지명도가 올라가면 모두 거기에 만족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배우 수가 줄면서 캐스팅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금은 여배우를 찾기가 힘들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시점에서의 최대의 난제는 검사다. 성인업계의 검사제도 ‘PASS’에 가맹한 클리닉의 대부분은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배우나 촬영 스태프는 민영기업 ‘Talent Testing Service(TTS)’를 이용하게 된다. 1회당 35달러로 비교적 염가로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프로듀서가 롤링스톤지에 말한 바에 의하면, TTS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결과 배우나 촬영진의 검사 결과가 예상외로 늦어지면 촬영 스케줄도 미뤄지게 된다.
TTS는 또 PASS 제도에 가입하지 않아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검사 결과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거나 배우들이 검사 결과를 속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캘버트도 “그런 이유로 나 역시 일을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한다. (롤링스톤지의 코멘트 취재 의뢰에 대해 TTS사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 촬영 재개하자마자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자숙해제 몇 주 뒤인 7월 14일 FSC가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우려가 옳았음이 증명됐다. PASS 제도 밖의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은 배우와 촬영진 중에 최소 12명의 코로나19 양성 반응자가 나왔지만, 검사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FSC는 성명을 통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활동 자숙을 호소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조사하는 중이다. 자세한 내용을 아는 대로 커뮤니티에 권고할 생각이다“라고 밝히고 ”우리로서는 촬영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FSC의 성명 발표 후 코멘트 취재에서 패트릭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자가 나왔다고 하는 뉴스에 “매우 심란하다”라고 하면서도 “우리 회사는 현행의 위생 안전 대책을 실시해 촬영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팰컨의 로빈슨도 “우리도 상황을 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촬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는 계획 변경이 없지만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한다. 통보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제작을 중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성인업계 두 번째 활동 자숙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배우나 스태프가 심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할지는 또 다른 얘기다. 포르노 산업의 대부분 활동 거점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나, 또 하나의 제작 거점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감염자가 급속 확대되는 가운데, 락 다운으로 지출만 늘었던 제작사를 제외하고, 사람들이 촬영을 주저하는 이유는 산더미처럼 많다.
서너 달 동안 전혀 일감이 없었던 뒤 PD가 배우나 스태프를 압박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위험에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포르노업계 톱 클래스 캘버트조차 이러한 부담을 오싹하게 느끼고 있다. 그녀는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느끼고 있다”라고 조바심을 표시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