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3월 중앙대 1호점을 내고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디야커피는 후발주자인 빽다방, 메가커피, 컴포즈 커피 등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매출은 2012년 약 419억원에서 2016년 1535억원으로 266% 성장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메가커피’ 둥 저가 브랜드의 등장 이후 이디야커피의 성장세는 한 풀 꺾였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로 커피 업계가 호황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디야의 실적은 뒷걸음쳤다.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액은 2239억3120만원으로 2019년에 비해 1.4% 증가에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7%가 하락한 140억6385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와 메가커피의 매출액은 각각 3.1%와 71.6% 성장했다.
문제는 후발 주자에 비해 이데야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빽다방의 지난해 매장당 평균 매출은 2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2위는 2억8600만원을 기록한 메가커피가 차지했다.
평당 매출액도 이디야커피보다는 메가커피나 빽다방이 더 많았다. 3.3㎡당 평균 매출액은 이디야커피가 약 840만원, 메가커피가 약 2020만원, 빽다방이 약 2500만원이다.
반면 가맹비 교육비 등을 더한 가맹점사업자(점주)의 창업 초기 부담금은 이디야커피가 1억2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빽다방(1억300만원)이 이디야커피에 이어 두 번째로 가맹점주의 부담이 컸다.
가맹점의 계약 해지와 명의 변경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계약을 해지한 이디야커피 가맹점은 81개로 2019년(50개) 대비 58.8% 증가했다. 명의 변경 가맹점도 248개로 2019년(213개)에 비해 16.4% 늘어났다. 반면 경쟁사인 메가커피와 빽다방의 계약해지 건수는 각각 11개와 13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폐점률 1% 미만이었던 브랜드는 메가커피(0.7%)와 컴포즈커피(0.96%)였고 1%대는 빽다방(1.8%)이 유일했다. 이디야커피의 폐점률은 2.8%를 기록했다.
최근 이디야커피는 후발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자사 RTD(Ready To Drink) 음료를 CU,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편의점에 입점시켜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겨울 대표 간식인 호떡을 출시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RTD 컵커피 3종이 출시된 지 약 6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며 "GS25에서도 컵커피를 판매하는 등 판로 확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디야커피는 국내 커피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점포를 열었다. 특별한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전 세계 제페토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대표 토종 커피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립하겠다는 각오다.
7일 공개된 이디야 포시즌카페점은 ‘한옥 카페’ 콘셉트의 고풍스러운 외관, 실제 이디야커피 매장과 흡사한 인테리어를 특징으로 기획됐다.
이곳 고객들은 가상 메이트 캐릭터 ‘토피(TOFFY)’와 이디야커피의 다양한 인기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2층 테라스에는 이디야커피의 인기 디저트이자 겨울 대표 추억 간식인 호떡 코너가 마련돼 있다.
김주예 이디야커피 마케팅본부본부장은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가상매장을 열었다”며 “포시즌카페점이 오프라인 매장처럼 제페토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