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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회용품 규제 시행 첫 주 살펴보니…'들쭉날쭉'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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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회용품 규제 시행 첫 주 살펴보니…'들쭉날쭉' 혼란

묻지도 않고 일회용 컵에 음료 제공
관련 규제에 대한 안내 없는 곳도 많아
"과태료 유예 때 까지는 일회용기 사용하겠다"는 점주도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있던 첫 날 서울 중구 신당동 카페 내부 모습. 몇몇 테이블은 규제 대상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 중이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있던 첫 날 서울 중구 신당동 카페 내부 모습. 몇몇 테이블은 규제 대상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 중이다. 사진=송수연 기자
카페·식당 내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행되던 첫날인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경기도 소재의 카페 등 식품접객소를 살펴 본 결과 일회용 컵을 들고 매장 내에 앉아 음료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철저하게 일회용 컵을 제한하는 곳도 있었지만 묻지도 않고 일회용 컵에 내주는 곳도 많아 들쭉날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의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시작된 지난 1일 ,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카페에 들렀다. 음료 주문 전 매장을 눈으로 스캔했다. 몇몇 테이블은 일회용 컵을 사용 중이었고 또 몇몇 테이블은 머그잔이나 유리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제각각으로 이용 중인 모습에 ‘테이크 아웃으로 요청하고 매장에서 마시는 건가’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주문대로 이동해 직원에게 음료 몇 잔을 주문했다. 매장에서 마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결제 후 음료를 받으러 갔을 때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음료가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저녁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 키오스크 주문이라 매장 내 직원과 직접 소통을 하진 않았지만, 옵션으로 매장 내에서 마시고 가겠다고 선택하니 음료는 다회용 컵에 준비됐다. 이 카페 점주는 “카페 내에서 드실 때 다회용 컵을 제공하던 일은 꽤 오래됐다”며 “이번 규제에 대해서는 잘 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행 후 첫 주말이었던 2일은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 매장에서 먹겠다고 하니 유리잔으로 음료를 제공했따. 다만, 매장 어디에도 일회용 컵 사용 제한에 대한 별도의 안내는 없었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A씨(30대)는 “코로나 전부터 매장 콘셉트에 맞게 머그와 유리잔을 구비해 사용 중이었다”며 “찾아오는 고객들 또한 매장 내에선 다회용 컵에 익숙한 분들이 많아 일회용 컵 사용 규제에 대해서 체감하는 바는 크지 않다”고 했다. 다만 “간혹 일회용 잔을 요청하는 분들이 계셔 지금까지는 그냥 요청대로 해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주의 한 카페에서도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고 전달했지만 일회용 컵과 포크를 준비해줬다. 다른 테이블도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파주의 한 카페에서도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고 전달했지만 일회용 컵과 포크를 준비해줬다. 다른 테이블도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사진=송수연 기자


같은 날 오후 또 다른 카페로 이동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이 카페에서는 직원에게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고 분명히 전달했지만 음료는 일회용 잔으로 준비됐다. 또 함께 주문한 디저트용 포크도 일회용으로 나왔다.
이 카페의 직원은 “손님들도 금방 있다 나가기 일쑤고, 일회용컵으로 받고 싶어 하는 고객들도 많다”면서 “사장님도 다회용컵을 사용하라고 지침을 내려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만난 경기도 고양시에서 그릭요커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J씨(20대)는 기자에게 “코로나19도 안 끝났는데 이달 1일부터 플라스틱 컵 사용을 제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막막했다”며 “설거지부터 알바 고용까지 고민했는데 과태료 처분은 유예한다고 해서 한시름 덜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회용컵 사용은 비용 부담이 커 과태료 유예기간까진 일회용컵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와는 사뭇 다른 현장 분위기를 엿보니 규제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과태료 처분이 유예되니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느슨한 운영을 하는 듯 했다. 특히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외식업계 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 규제를 시기상조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 전까지는 플라스틱 사용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는 이미 준비가 돼 있어 문제 없겠지만 영세한 개인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