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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옥 예상"…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에 외식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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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옥 예상"…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에 외식업계 '한숨'

다음달 1일부터 식품접객업 매장 내 플라스틱 컵 등 사용금지
커피전문점 중심으로 '부담' 토로…설거지·고객과 마찰 우려 커

다음달 1일부터 카페·식당 등에 플라스틱 컵과 일회용 수저, 포크 등 사용이 금지돼 외식업계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다음달 1일부터 카페·식당 등에 플라스틱 컵과 일회용 수저, 포크 등 사용이 금지돼 외식업계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플라스틱 일회용 컵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가 부활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여름, 환경부는 커피전문점 등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목적 외 일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을 전면 금지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해왔는데 다음달 1일부터는 다시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외식업계와 자영업자들은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현장에서 발생할 각종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다음달 1일부터 환경부는 카페·제과점·식당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의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한다. 일회용 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비닐식탁보도 사용할 수 없다. 11월에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도 규제 대상이 된다. 이를 어기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매장 업주는 최대 200만원에 다하는 과태료까지 물어야 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관련 조치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준비해 온 터라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식당에선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매장 내에선 머그컵이나 다회용컵 제공을 해왔다”며 “매장에서 사용되는 빨대도 종이로 만든 것으로 대체하거나 생분해 용기를 도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는 상황이 달랐다. 서울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는 “앞으로 음료 주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종이컵을 쓸까 고민 중인데 11월부턴 종이컵도 사용금지라니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고기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 회원은 “고기 파는 집에 이쑤시개 금지라니 비치된 건 어째야 하냐”면서 “녹말로 만든 건 괜찮은 건지, 정확한 가이드를 알고 싶다”고 했다.

이번 플라스틱 컵 사용금지로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카페 등 커피 전문점이다. 커피 전문점 만큼은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할 것 없이 부담스러워했다.
커피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머그컵을 포함한 다회용 컵 세척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정 시간에 고객들이 몰리면 쌓이는 설거지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가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세척과 소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부분도 생각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설거지 생각에 벌써부터 잠이 안온다”, “일회용컵 사용 금지로 매장 내 사용할 잔을 사느라 얼마를 쓰는지 모르겠다”, “점심시간에는 커피 만들고 주문받는 것만 해도 바쁜데 설거지는 누구 하나”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고객들과의 마찰 문제도 제기된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는 5분만 있고 가겠다며 테이크아웃잔을 요구하는 고객들과 위생문제로 다회용컵을 거부하는 고객까지 매장에서 일일이 다 설득해야 한다”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점주와 직원들 고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한 모씨(34세)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일회용 컵을 제공할 수 없다고 수 차례 전해도 5분만 있다 가겠다면서 머그잔에 받는 걸 거부하는 손님들과 벌일 실랑이가 벌써부터 두렵다”며 “이미 코로나19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개인 위생 문제가 부각된 현재는 더하면 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광화문 카페에서 만난 이모씨(42세)는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어딜 가더라도 일회용 컵이 더 안심된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이해되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는 여러 사람이 돌려쓰는 다회용컵은 사실 꺼려진다”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