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라거맥주 ‘켈리(KELLY)’를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주류 라거 맥주와 달리 전분 등 기타 첨가물 없이 맥아만을 사용해 만든 '올 몰트 맥주(All Malt Beer)'라는 점이 특징이다. 부드러움과 강렬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해풍을 맞아 부드러운 덴마크산 맥아만을 사용해 부드러운 맛을 잡고 ‘슬로우 발아’와 ‘더블 숙성 공법’으로 탄산감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소주·맥주 시장 모두 잡는다…'투 브랜드 전략' 시동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를 앞세운 ‘투 브랜드 전략’으로 지난해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66.1%를 차지했다. 2018년 처음 점유율 50%를 넘어선 이래 2019년 ‘진로이즈백’ 출시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에 밀려 만년 2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로 가정 채널에서의 탄탄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테라’가 지난해 연간판매량 10억병을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테라’ 하나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을 떠받치는 모양새다.
국내 주류업계는 해외 판로가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제한된 시장을 놓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하이트진로가 ‘켈리’ 출시로 고착화된 맥주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켈리’가 앞서 ‘테라’처럼 돌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에 유의미한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로 맥주 매출액이 당해 700억원, 이듬해 1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잠시나마 ‘카스’의 가정채널 점유율을 40% 아래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확실한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신제품이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켈리 출시를 군사 작전에 비유했다. 오 상무는 “한번의 공격으로 승리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연합작전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 작전은 참이슬과 진로의 성공으로 이미 증명했다”며 신제품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엔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등 임원 다수가 참석해 신제품 ‘켈리’ 홍보에 힘을 쏟았다.
변수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올 몰트 맥주 판매량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라거 맥주인 카스와 테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볍고 청량감 있는 맛을 위해 맥아 함량을 줄이고 옥수수 전분 등을 첨가해 만든다. ‘켈리’와 같은 올몰트 맥주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와 오비맥주의 ‘오비라거’ 등이 대표적인데 갈수록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정즉사 변즉생의 각오로 안주하지 않고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며 “‘켈리’ 출시를 통해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