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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고객이 기준이죠"…홈플러스 온라인 신선요원 '피커'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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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고객이 기준이죠"…홈플러스 온라인 신선요원 '피커'의 하루

15년차 피커 강은자 킨텍스점 이커머스 실장 하루 보니
깐깐한 기준으로 '신선' 또 '신선' 강조…모든 지향점 '고객'
최소 2만보씩…피커 직원들 하루 5만건의 주문 담당


강은자 홈플러스 킨텍스점 이커머스 실장(피커)가 매장에서 제품을 피킹 중이다. 사진=홈플러스 이미지 확대보기
강은자 홈플러스 킨텍스점 이커머스 실장(피커)가 매장에서 제품을 피킹 중이다. 사진=홈플러스

제가 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최상’의 물건을 고르지요.”
온라인으로 들어온 주문서를 보고 고객 대신 장을 봐주는 베테랑 피커(Picker) 강은자 홈플러스 킨텍스점 이커머스 실장의 말이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내 피커 역할은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피커들의 장보기 노하우가 하나의 경쟁력이 돼서다.

실제로 홈플러스 온라인은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한 ‘마트직송’ 방식에 기반해 2017년부터 연평균 20%씩 성장해왔다. 이에 힘입어 홈플러스 온라인은 3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3년 연속 매출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매출 비중도 15%로 적지 않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회사 측은 온라인 주문 고객의 만족도를 책임지는 피커들의 세심한 장보기가 이 같은 성적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갖춘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과 효율,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숙련된 피커들이 있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2002년 피커 도입 후 현재까지 전문성을 강화해 온 피커는 홈플러스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킨텍스점에서 만난 강은자 실장은 피커 중에서도 장보기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온라인 주문 피킹만 15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현장에서 만난 그는 긴 업력만큼 숙련미가 돋보였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강 실장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문 라벨을 출력하는 일이다. 이날도 주문 라벨 출력을 시작으로 하루를 열었다. 출력된 주문서를 보면서 제품 특성에 맞춰 절차를 정하는 게 두 번째 업무다. 본격적인 피킹 작업 전 업무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단계다.

주문서를 일괄적으로 각 파트에 전달하는 게 아니라 손질이 필요한 축산물이나 수산물은 별도의 주문서를 해당 파트에 먼저 전달해 완벽하게 상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출력된 주문 라벨을 정리하고 HPD(Homeplus Picking Device) 화면에 보이는 주문내역 대로 피킹을 진행한다. HPD란 고객의 주문 상품에 따라 매장 내 위치와 동선을 알려주고 주문 내역에 신선도를 체크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주는 건(Gun) 형태의 단말기로, 피커들의 업무를 돕는다.

피커들은 HPD에 표기된 동선에 따라 화면 내 주문 내역대로 가장 먼저 가공식품(상온상품)을 피킹하고, 신선도를 위해 피킹 1시간 후부터 신선식품, 냉동식품 순으로 진행한다.

피킹 시에는 당일 입고된 상품 중 유통기한이 가장 긴 제품, 육안으로 신선도가 높은 제품을 선별하고 포장 상태까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강 실장은 “제품을 피킹해 트레이에 담고 배송 차량에 싣는 단계까지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 적용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강 실장은 이 같은 피킹 작업을 오전에 2번, 오후에 1번 총 3번 진행한다. 분주히 움직이다 보면 하루 평균 최소 2만보를 걷는다는 그와 하루를 보내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신선’이었다.

온라인 상품과 서비스 품질은 온라인몰 전체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피커들의 장보기 기준은 ‘제일 까다로운 고객’으로 맞춰져 있다. 이는 홈플러스 피킹 선별의 기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강 실장은 매일 고객의 입장으로 장을 본다고 했다. 강 실장은 “내가 고객이라면 이 제품을 고르겠는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며 “제품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피는 이유”라고 답했다.

홈플러스 110여개 점포에는 강 실장과 같은 피커 200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약 5만 건 이상의 온라인 주문을 담당한다. 아이템 수로 환산하면 70~80만여 개에 이른다.

처리해야 할 주문이 적지는 않지만 피커 직원들의 손은 꽤나 능숙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피커 대부분이 주부 경력을 갖춰 장보기 내공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피커 대부분 주부 9단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베테랑급”이라며 남다른 장보기 노하우를 자랑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온라인 전용 피커를 2025년 570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매출 1조원을 뛰어넘은 온라인 사업을 보다 확대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