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으로 올라선 쿠팡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가 그 주인공이다.
알리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2위로 쿠팡 다음이다. 여전히 쿠팡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쿠팡 사용자 수는 3010만명으로 알리와 견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성장 속도를 보면 마냥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쿠팡 사용자 수가 전년 동원 대비 57만명 증가하는 동안 알리는 무려 463만명이 뛰었다.
알리뿐만이 아니다. 테무 앱과 쉬인 앱도 사용자 581만명, 6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출시한 테무는 1년도 안 돼 4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는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 테무, G마켓, 티몬, 위메프, GSSHOP 순이었다.
이중 사용자 수가 증가한 곳은 쿠팡, 알리, 테무 뿐이다. 11번가는 전년 동원 대비 사용자 수가 208만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G마켓(-102만명), 티몬(-61만명), 위메프(-116만명), GSSHOP(-5만명)도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공산품을 판매하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방식이 통했다”며 “상대적으로 배송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요즘 고객은 똑똑하다. 급한 건 쿠팡, 여유가 있는 건 알리를 이용하는 등 제품 활용도에 따라 적절히 배분해 구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요즘은 아끼는 게 버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쇼핑을 할 때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라며 “쓰다 버리는 소모품의 경우 최대한 싼 걸 찾는 데, 알리에서 미리 주문해 놓는다”고 말했다.
‘K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국내 상품 판매 채널이다. 지난 7일부터 CJ제일제당이 입점해 햇반, 비비고 만두 세트, 비비고 사골곰탕, 고메 중화식을 포함한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LG생활건강 , 한국피앤지 등 주요 브랜드가 K베뉴에 입점해 있다. K베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한국에서 직접 무료로 배송되며 , 배송 기간은 상품 및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3일 내에 배송된다.
물론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리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혐의 조사에 나섰다.
전자상거래법상 알리와 같은 통신판매 중개업자는 입점 판매자의 신원 정보와 환불 조건, 분쟁 처리 필요 조직 등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분쟁 처리에 필요한 인력과 조직도 충분히 운영해야 한다. 공정위는 알리가 전자상거래법에 규정된 소비자 보호 의무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또 최근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 피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 위반 혐의가 있으면 즉시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업계에선 국내 이커머스들이 중국 이커머스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자칫 면세업계와 뷰티업계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서다. 두 업계는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받으며 성장을 이루다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외면을 받고 있다.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부진 속에서 좀처럼 탈출 방향을 못 찾는 모습이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