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에 ‘김남정 시대’가 열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동원그룹 동일인이 김 명예회장에서 김 회장으로 변경됐다. 동원그룹 창사 55년 이래 처음이다.
김 회장은 당시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 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부회장 승진 이후 10여 건의 M&A와 기술 투자를 진두지휘하며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사업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했다. 최근 4년간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액은 약 1조3000억원에 이른다.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을 인수해 수산 식품에서 축산물 유통으로 식품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으로 사업을 확장, 첨단 소재 기업으로 본격 도약했다.
이와 함께 2017년에는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4월 초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의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 회장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미국 스타키스트(Starkist)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現 동원산업 지주 부문) 부사장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 역량을 쌓았다.
동원그룹은 지난 1969년 설립,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스타키스트(Starkist)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 등을 보유한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동원그룹의 매출액은 지난해 단순 합산 기준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