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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 '듀프'…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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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 '듀프'…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다이소는 불경기에 더 호황을 맞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다이소는 불경기에 더 호황을 맞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요노(You Only Need One)’와 ‘듀프(Dupe)’는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용어들이다. 불경기 속에서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을 반영하며, 사회적 시선보다는 자기만족을 우선시하는 합리적인 Z세대의 특징을 드러낸다.

한동안 유행했던 ‘욜로(You Live Only Once)’는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뜻으로, 삶을 후회 없이 즐기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소비를 정당화하고 SNS를 통한 과시적 소비와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 속에서 실속 있는 소비 트렌드인 ‘요노’가 떠오르고 있다. ‘요노’는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로, 꼭 필요한 것 외에 불필요한 것은 피하는 소비를 지향한다. 이는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소비 패턴이다.

명품 시장의 실적 악화도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한동안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던 샤넬도 백화점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대신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명품보다 가격은 낮지만, 디자이너 개인의 철학이 담겨 있어 대중 브랜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을 제공한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일정 품질을 보장하면서도 합리적인 럭셔리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합리적 소비를 보여주는 또 다른 트렌드가 바로 ‘듀프’다. ‘듀프’는 '복제'라는 뜻의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로, 고급 브랜드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저렴한 대체재를 뜻한다. 최근 샤넬의 ‘립 앤 치크밤’을 대체하는 다이소의 손앤박 아티스프레드 컬러밤은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품절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듀프’는 단순히 '짝퉁' 소비와는 성격이 다르다. 짝퉁이 명품 자체에 대한 동경을 기반으로 한 소비라면, 듀프는 고품질을 중시하고 개인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이다. 듀프 소비자들은 ‘똑똑한 소비’를 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불경기가 촉발한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과시적 소비에서 벗어나 합리적 소비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한다. 불필요한 사회적 스트레스와 경쟁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