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 약 2주가 지난 현재, 전시가 열린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을 찾았다. 눈에 띈 건 관람객의 연령대였다. 고등학생 단체 관람부터 젊은 커플,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주로 2030세대가 중심이 되는 요즘 팝업스토어 분위기와는 결이 달랐다.
롯데웰푸드는 왜 예술 전시라는 방식을 택했을까.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가나’ 하면 나라보다 초콜릿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며 “이 헤리티지를 새로운 언어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를 준비하는 데에만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은은한 초콜릿 향이 관람객을 맞는다. 조향사가 설계한 이 향은 감각적으로 전시의 시작을 알린다. 먼저 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등 3명의 작가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초콜릿에 얽힌 기억을 각기 다른 언어로 풀어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초콜릿을 줬던 기억’, ‘가방 안에서 녹아버린 초콜릿’처럼 소소한 추억이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났다. 껴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캐릭터부터 상징적인 기호까지, 전시장은 다양한 감성으로 채워졌다.
전시의 마무리는 김선우 작가의 작품이 장식했다. 황금 카카오를 찾아 떠나는 도도새를 중심으로 한 이 작업은, 멸종된 도도새를 다시 날게 하며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초콜릿처럼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메시지다.
상업 브랜드 전시지만 전달되는 메시지는 깊었다. 한 예술 동호회 회원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작가들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초콜릿에 빗대어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람객도 “단순한 브랜드 전시가 아니라 인생을 돌아보게 해줘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29일까지 열린다. 티켓은 롯데뮤지엄 공식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으다. 관람료는 성인 및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