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승주 후원자가 기아대책을 알게 된 것은 오래전, 20대 시절이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며 실질적인 회복과 돌봄을 고민해온 그에게, 주변 지인들이 들려준 기아대책의 활동과 후원 경험은 꾸준한 신뢰로 쌓여갔다. 운영비보다 현장 지원에 집중하는 구조, 그리고 묵묵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진 오랜 연결이 어느 순간 유산기부라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최승주 후원자가 유산기부를 결심한 과정에는 오랜 시간 쌓인 삶의 질문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의미 있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며,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지만 그 순간을 준비하는 태도에 따라 삶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기아대책의 유산기부 모임인 헤리티지클럽을 알게 되었고, 전시회에서 만난 후원자들의 기록은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죽음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유산기부”라고 느꼈고, 부모로서 세 자녀에게 “좋은 것, 소중한 것”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깊어졌다.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최승주 후원자는 기부보험 방식으로 유산기부를 약정했다. 이는 생전에 결정만 해두면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녀에게 남기고 싶은 정신적 유산 역시 명확하다. 다른 사람을 섬기고, 존중하고, 기꺼이 손을 내밀 줄 아는 태도. “부모가 봉사로 시간을 덜 쓰고, 돈을 다른 데 쓰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불편함을 감수하지만, 그 속에서 이웃에게 기꺼이 손 내미는 삶의 가치를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산기부 결정 과정에서 남편과 나눈 대화는 특히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결심을 조심스레 전했을 때, 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며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후 남편은 친구들에게도 유산기부의 의미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선한 영향력이 퍼져 나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눔은 언제나 아름답기만 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돈이 갑자기 생기거나, 시간이 여유로워지는 일도 없다. 그저 나의 몫을 조금 덜어내어 다른 이에게 건네고 조금 더 불편하게 살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살수록 마음은 더 따뜻해지고 세상은 조금 더 빛나 보인다”고 그는 말한다.
한편,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헤리티지클럽(Heritage Club)’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유산기부는 생전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공익을 위해 기부하기로 유언을 남기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성실·겸손·나눔의 가치를 전할 수 있다. 2015년 발족한 헤리티지클럽은 현재 82명의 후원자(2025년 12월 기준)가 함께하고 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