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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물산, 베트남 에너지 지도 바꿨다…첫 'LNG 발전소' 상업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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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물산, 베트남 에너지 지도 바꿨다…첫 'LNG 발전소' 상업 가동

14억 달러 투입 '년짝 3·4호기' 완공, 연간 90억kWh 전력 생산…남부 동나이성 전력난 해소 기대
2030년까지 13기 건설 목표 베트남 전력 계획 '첫 단추'…타 프로젝트 지연 속 독보적 수행 능력 입증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위치한 '년짝(Nhon Trach) 3·4호기' LNG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시공한 이 발전소는 베트남 최초의 LNG 전용 발전소로, 15일 상업 가동을 시작해 연간 90억 kWh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사진=PV파워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위치한 '년짝(Nhon Trach) 3·4호기' LNG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시공한 이 발전소는 베트남 최초의 LNG 전용 발전소로, 15일 상업 가동을 시작해 연간 90억 kWh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사진=PV파워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베트남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 전용 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완공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이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베트남의 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시에, 석탄 화력 중심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제8차 전력개발계획(PDP8)'이 첫 결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베트남 내 다른 LNG 발전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시공 능력으로 이뤄낸 성과라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 페트로베트남의 전력 자회사인 'PV파워(Petrovietnam Power)'는 이날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위치한 '년짝(Nhon Trach) 3·4호기' 발전소가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트남 최초·최대 LNG 발전소…삼성물산 시공 역량 빛나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년짝 3·4호기는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건립된 LNG 전용 발전소다. 총 발전 용량은 1.62기가와트(GW)에 달하며, 이는 연간 약 90억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생산된 전력은 호찌민시를 포함한 베트남 남부 산업 단지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공 배경에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다. PV파워에 따르면, 이번 발전소 건설은 베트남의 기계 설치 공사 기업인 릴라마(Lilama Corp)와 한국의 삼성물산(Samsung C&T Corp)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주도했다. 총사업비는 14억 달러(약 2조 원)가 투입되었으며, 발전소의 심장인 터빈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공급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베트남 내에서 다수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아온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복잡한 공정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이번 LNG 발전소 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LNG 발전소는 기존 석탄 화력 발전소 대비 탄소 배출이 적고 기동성이 뛰어나, 베트남의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대안으로 꼽혀왔다.

베트남 'LNG 22.4GW' 구상의 첫 퍼즐


년짝 3·4호기의 상업 가동은 베트남 국가 에너지 전략 차원에서도 상징적인 사건이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총 13개의 LNG 가스 화력 발전소를 건설하여 총 22.4GW의 발전 용량을 확보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다른 발전소 개발 계획들은 지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 복잡한 인허가 절차, 연료 수급 계약(GSA) 및 전력 구매 계약(PPA)을 둘러싼 난항 등으로 인해 다수의 LNG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베트남 전력 시장의 냉혹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행한 년짝 3·4호기가 유일하게 계획대로 완공되어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LNG 발전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첫 번째 사례이자, 향후 발주될 후속 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력난 해소와 K-건설의 기회


베트남은 빠른 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전력 공급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잦은 정전 사태를 겪어왔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제조 기업이 밀집해 있는 북부와 남부 공단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유치 지속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였다.

이번 년짝 3·4호기의 가동은 동나이성을 비롯한 남부 핵심 경제권의 전력 수급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PV파워 측은 "이번 발전소 가동으로 연간 90억 kWh의 전력을 국가 전력망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한국 건설 및 에너지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이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나머지 지연된 프로젝트들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검증된 시공 능력과 사업 관리 역량을 보여준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