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배구조 분석] SK이노베이션, 예고된 악재 물적분할…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우려, SK이노베이션 매출액의 42%를 에스케이배터리로 넘겨

공유
0

[지배구조 분석] SK이노베이션, 예고된 악재 물적분할…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우려, SK이노베이션 매출액의 42%를 에스케이배터리로 넘겨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와 석유개발(E&P) 사업부를 물적 분할하기로 한 이사회 결의를 공시하자 뒤따른 주가 급락은 예고된 악재라 할 수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4일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한 후 3.75%(9500원) 하락한 24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 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자 LG화학 주가가 급락한 전례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물적분할안 의결을 거친 후 오는 10월 1일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며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과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 시키면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겪었고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의 전례를 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LG화학은 국민연금공단의 반대표 행사에도 불구하고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이번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안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할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기업의 물적분할 시 일반주주들은 분할되는 기업의 주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보유주식 비율대로 분할하는 인적분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물적분할되는 기업의 주식은 모기업에게 100% 돌아가기 때문에 오너가 입장에서는 물적분할되는 기업의 지배력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분할되는 배터리 사업부인 에스케이배터리는 자본금 2000억원, 자본총계 2조1265억원, 부채총계 2조5044억원, 자산총계 4조6309억원으로 출범합니다.

에스케이배터리는 최근년도(2020년) 매출액은 1조5929억원 규모이며 SK이노베이션의 별도기준 매출액 3조8082억원의 42% 달합니다. SK이노베이션 별도기준 매출액에서 42%가 떨어져 나가는 셈입니다.

에스케이이엔피는 자본금 50억원, 자본총계 6744억원, 부채총계 967억원, 자산총계 7711억원 규모로 출범합니다. 에스케이이엔피의 최근년도 매출액은 593억원 수준입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노른자위인 배터리 사업부가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가게 되면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물적분할 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악재가 발생하면서 자회사 기업가치가 100% 지주회사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의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는 SK,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33.41% 달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월말 현재 지분 분포는 지주회사인 SK가 지분 33.40%(3088만3788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분 0.01%(8000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SK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면 33.41%(3089만1788주)에 달합니다.

SK이노베이션이 내달 16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안을 통과시키려면 최대주주인 SK와 특수관계인 주식으로 특별결의에 필요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찬성을 얻기 위해서는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많이 참석할수록 상황이 불리하게 작용됩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 비중은 약 27%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참석한 주주 가운데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주주들이 늘어나면 특별결의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말 지분 10.94%(1011만1834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올해 3월말 현재 지분 8.29%(766만5215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최태원 회장 미등기임원으로 등재, 올해 등기 사내이사는 1명 뿐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월 말 현재 등기임원은 사내이사로 김준 대표가 등재되어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2인 이상의 사내이사를 뒀으나 올해에는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바꿔졌습니다.

유정준 SK E&S 대표가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됐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외이사로는 김종훈 대한체육회 명예대사,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김준 대표와 동명이인인 김준 경방 회장, 최우석 고려대 경영대 회계학 교수, 하윤경 홍익대 화학공학과 교수가 등재되어 있습니다. 김정관 사외이사는 금호타이어 사외이사도 겸직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에 대해 1인당 평균 2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사회 활동을 보면 올해 1분기 사내이사인 김준 대표는 출석률 50%에 찬성률 100%를 보였습니다. 유정준 기타 비상무이사는 100% 출석에 100%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사외이사들은 출석한 회의에 모두 찬성률 100%를 나타냈습니다.

지난해에는 김준 대표와 유정준 기타 비상무이사 모두 100% 출석에 100%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사외이사들은 김정관 사외이사가 92%의 출석률과 100%의 찬성률을 기록했고 4명의 사외이사들은 모두 100% 출석해 100%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사외이사 5명은 이번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을 처리하기 위한 이사회에 전원 참석했으나 찬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