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 독립적인 위상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기금운용이 뚜렷한 원칙없이 임의대로 운용되고 수익도 제대로 내지 못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의 세금인 연금을 기업에 쏟아부으면서도 기업의 경영진과 오너가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조차 못내고 있고 수익률이 하락해도 못본채 넘어가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에 대한 원칙 수립과 국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PI첨단소재의 최대주주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는 보유중인 PI첨단소재의 지분 54.07%의 매각을 추진중입니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0년 3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6070억원에 인수한 후 지난해 8월에는 PI첨단소재를 코스닥 시장에서 유가증권 시장으로 옮겼습니다.
PI첨단소재의 M&A(인수합병)에는 국내외 10여개 기업이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PI첨단소재의 인수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에서는 PI첨단소재의 글랜우드PE 보유 지분 가치가 1조원을 훨씬 뛰어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글랜우드PE는 2년여만에 PI첨단소재를 팔고 떠나면서 30%를 훨씬 웃도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
글랜우드PE는 사모펀드로 특정 기업을 인수해 기업의 가치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비싼 가격에 기업을 다시 매각하여 차익을 남기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PI첨단소재의 지분 분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글랜우드PE가 PI첨단소재를 인수하기 전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분이 나타나지 않았던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이 2020년부터 급속도로 늘었다는 점입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장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해야 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의 PI첨단소재 지분은 2019년 말 5% 미만으로 공시에 나타나지 않았으나 2020년 말 지분 5.22%로 늘었고 2021년 말에는 7.34%로 지난해 한해 2.1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면 시장 수급의 원칙에 따라 주가가 높아질 뿐 아니라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의 대주주로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지지만 사모펀드가 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기업을 팔고 떠나면 국민연금공단은 자칫 ‘지붕위의 닭 쫓는 개’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됩니다.
글랜우드P는 PI첨단소재의 지분을 팔 때 자신이 보유한 지분만을 매각하는 것으로 추진중에 있고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이나 일반주주들의 지분을 함께 매각하려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의 주식을 사느라 자금이 한동안 묶이게 되고 사모펀드가 받는 수익률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는 형편이 될 수 있습니다. M&A가 끝나면 대분분의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살 때에는 사모펀드와 함께 엑시트할 수 있다는 합의점을 마련한 후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국민연금공단의 수익률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금운용 방향을 정립하고 투명하게 기금을 운용한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