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부산 엑스포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엑스포 개최의 진정한 의미는 1851년 런던 하이드파크의 수정궁(Crystal Palace)에서 개최된 제1회 엑스포(일명 만국박람회)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시대적으로 절실히 요청됐던 전문적·대중적 미적 향상을 위한 최우선 정책으로 만국박람회 개최에 진심이었다. 세계 최초로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18세기 영국은 세계 산업의 구심점으로 군림하면서 위풍당당한 대영제국의 파워를 과시했다. 하지만 19세기 초부터 몰려오는 도시인구의 급증으로 물질적 부의 구조적 편중이 심화됐고 빈부격차의 가속화, 도시공해와 위생보건의 문제, 범죄의 증가 등 각종 부작용이 뒤따랐다.
더 나아가 장식미술가, 비즈니스맨 그리고 국민들의 폭넓은 디자인 의식의 고취를 위한 최선의 전략으로 '만국박람회'(1851)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박람회에서는 문호를 활짝 열어 공산품은 물론 식민지 국가들의 장식미술품들까지 전시해 장식디자이너와 제조업자들의 미적 수준은 물론 대중적 예술감각을 함양하려 했다. 그 성과를 발전시켜 '생산품 박물관(Museum of Manufactures)'을 중심으로 영국의 대표적인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1852)을 설립했다. 그 후 엑스포는 꾸준한 국제적 공조를 통해 세계로 연결, 인류 문명의 업적을 전시하는 '하이테크의 장(場)'을 마련해 근대 이후 전개된 인류 문명의 발전사로 자리매김했다. 평화와 진보라는 '엑스포 정신'은 국제적 소통 통로를 통해 미래지향적 과학과 문화가 융합된 성대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됐다. 엑스포는 주최국 도시의 역사적 홍보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국가 간 이해의 증진과 신문화를 촉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예컨대 기후 위기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세계박람회는 광범위하고 위력적인 신기술과 문화 확산 수단으로서 전 인류가 현명한 해결책을 찾고 실천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엑스포의 기능을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하이테크 문화를 공유하는 장으로 승화시킨다면 부산시가 주창하는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에 부합, 세계가 고민하는 지구 온난화와 빈곤·불평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마당이 될 것이다. 더욱이 본격적인 ESG 시대로의 전환기인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가 성공한다면 미래세대를 위해 복합위기에 대처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그 결과, 예상되는 61조 경제효과는 물론 '국격의 업그레이드'에 의해 유발되는 '국가 리더십 구축'이라는 가치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11월의 득표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우리의 외교력·경제력·문화력 등 대한민국이 지닌 모든 유무형 자산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