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0~24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4포인트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당시 25포인트보다도 높다.
2011년까지 3~9포인트 사이를 오르내리던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2분기 22포인트로 훌쩍 뛰더니 3분기 28포인트, 4분기 31포인트로 급상승했다.
한은은 "경기 부진 영향으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능력 하락에 따른 은행권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34포인트, 대기업은 13포인트로 조사됐다. 모두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3포인트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28포인트 이후 가장 낮음 수치로 그만큼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대기업 대출태도는 -6포인트로 금융위기 상황이었던 2009년 2분기의 -9포인트 이후 가장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16포인트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대기업도 16포인트로 전분기 6포인트보다 크게 증가했다.
대기업들은 유동성을 사전에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대출수요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대출수요가 경기회복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은행의 대출 태도는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2년엔 신용위험이 커져도 은행의 대출태도는 플러스(+)를 유지됐지만 올해는 대기업 대출태도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원화절상, 대외경제 악화 등으로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침체에 대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위험도가 높은 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