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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은행과 경쟁 본격화…40년 만기 주담대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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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은행과 경쟁 본격화…40년 만기 주담대 '활황'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계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계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계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보험사 입장에서 주담대는 장기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회수할 수 있는 안정적 채권으로 여겨지므로 당분간 보험사들의 40년 만기 주담대 출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2020년 말 48조636억원에서 2021년 말 50조9007억원으로 5.9%(2조8371억원) 늘었다. 특히 올 들어서도 대출액이 꾸준히 증가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 주담대 잔액은 작년 12월 28조5583억원에서 올 1분기 기준 28조9179억원으로 1.3%(3596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 10일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같은 달 27일부터 주담대 상품의 대출 기간을 최장 40년 만기까지 늘려 제공하고 있다. 6월 들어서도 관련 상품이 줄줄이 나왔다. 흥국생명에 이어 KB손해보험, 한화생명이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내놨다. 이 밖에도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도 관련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5~7% 수준이다. 6월 기준 삼성생명의 주담대 상품 금리는 연 3.50~7.04% 정도이며 이 밖에 삼성화재 3.76~5.57%, 흥국생명 5.04~5.11%, 한화생명 3.61~5.61% 등으로 형성돼 있다.

이처럼 40년 만기 주담대가 금융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DSR 3단계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DSR은 연소득에서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현행 DSR 규제는 총 2단계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을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내달 1일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DSR 3단계를 적용받아 총 대출액 기준이 1억원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차주의 29.8%가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대출자 3명 중 1명이 DSR 규제에 묶이는 셈이다.

보험사와 제2금융권은 DSR 규제에서 제1금융권보다 대출 한도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보험권과 2금융권의 경우 DSR 규제 50%를 적용해 대비 대출 한도가 은행권(40%)에 비해 높게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으로도 은행권보다는 보험사 등 2금융권에서 더 많은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사 주담대는 기존에도 35년 상품이 있었기 때문에 40년 상품과의 체감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만기가 5년 늘어날 때마다 2000만~2500만원을 더 대출 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금 같이 금리 상승기에선 보험사 주담대 금리가 은행보다 유리한 측면도 있다. 은행은 금리를 대출 실행일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반면 보험사는 대출 신청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당장 보험사 대출금리와 차이가 크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험업계는 대출 수요를 이전보다 많이 끌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은 35년 만기와 40년 만기의 이자가 다를 수가 있는데, 보험사는 40년 만기의 이자가 35년 만기와 동일하다.
보험권 외에 제2금융권인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사들도 40년 만기 주담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호금융사 주담대 상품 만기는 30년으로 제한돼 있다. 상호금융사들은 40년 만기 주담대 출시를 위해 최근 금융당국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변경을 요청했다. 캐피털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도 주담대 상품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40년 주담대를 판매 중인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장 수요와 소비자 요구에 맞춰 대출 만기를 늘렸다"며 "만기 연장에 따른 대출 이자 수익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