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2원 상승한 1300.3원에 마감했다. 이날 1296원으로 하락 출발한 환율은 오전 중 하락폭을 키우며 1294원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환율은 반등, 꾸준히 상승세를 넓히며 1300원대로 최종 마감했다.
이미 기정사실화 된 한미 금리차 역전 역시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1.75%, 1.5~1.75%로 상단 기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이런 급격한 금리 인상의 배경은 기록적 물가 상승세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상승하며 지난 1981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기록적 물가 상승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물가 안정을 연준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으며, 경기침체 우려에도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이달 FOMC에서 연준이 또 한번의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시되고 있다.
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명백히 미 연준보다 미온적이다. 지난 5월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 이후 다섯 번의 금리 인상 결정에서 인상폭은 모두 0.25%포인트였다.
특히 이달 국내 CPI가 6%를 기록하며 1998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선반영해 원화 약세 흐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