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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캄포스 분지 FPSO 도입 계획 전면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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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캄포스 분지 FPSO 도입 계획 전면 백지화

건설 비용 60% 급등에 수익성 '빨간불'…재정 건전성 강화 기조 반영
장기 개발 계획은 유지…유연한 계약과 비용 절감으로 전략 선회
마그다 샹브리아르드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 사진=페트로브라스이미지 확대보기
마그다 샹브리아르드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 사진=페트로브라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캄포스 분지 핵심 유전 개발을 위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도입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급등한 비용에 따른 경제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페트로브라스의 재정 건전성 강화 기조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 40억 달러 웃도는 건조 비용…경제성이 발목 잡아


페트로브라스는 최근 마를림 술과 마를림 레스치 유전의 공동 개발과 생산 최적화를 위해 투입할 예정이던 P-86 FPSO의 국제 입찰 절차를 철회한다고 잠재적 입찰자들에게 공식 통보했다. 회사 측은 '공익'과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우려를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내세웠다.

오랫동안 진행해 온 이번 입찰의 취소는 페트로브라스가 최근 강조하는 재정 건전성과 유연한 계약 모델을 확보하려는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프로젝트의 재무적 지속 가능성과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다, 최근 급등한 자재비와 인건비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력 부족 때문에 FPSO 건조 비용은 최근 몇 년 새 60% 넘게 급등했으며, 일부 프로젝트의 총비용은 40억 달러(약 5조 5660억 원)를 웃돌기도 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내부수익률(IRR)과 순현재가치(NPV)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 고비용 계약 탈피…'유연성·효율성'으로 선회

이번 결정은 고비용의 장기 계약을 선호하던 과거와 결별하고 경영 전략을 선회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제 페트로브라스는 건설-운영-이전(BOT)이나 서비스 계약처럼 초기 투자 위험을 줄이고 유연성을 높이는 계약 모델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FPSO의 사양을 단순화하고 기존 설비를 다시 쓰는 방안을 찾으며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캄포스 분지 안 노후 유전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성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이 유망 지역에는 아니타 가리발디, 안나 네리, 마리아 키테리아 등 3기의 새로운 FPSO를 성공적으로 배치해 운영 중이다. 비록 P-86 도입 계획은 백지화했지만, 페트로브라스는 2029년까지 10기가 넘는 FPSO를 추가로 투입할 장기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P-78과 알레산드리 지 구스망 같은 신규 설비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어,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브라질 해양 자원 개발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