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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관련 '눈치 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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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관련 '눈치 싸움' 치열

인상된 예적금 금리가 은행에 부채 개념으로 남아 ···수익성 악화 관련 노심초사

기준금리 인상으로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들의 금리인상 눈치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확대보기
기준금리 인상으로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들의 금리인상 눈치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 12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 13일 금융당국은 "고금리시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며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개편을 예고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늘 것을 예상한 조치다. 하지만 은행들에게는 수신금리 인상 관련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예대금리차 확대를 위해서 대개 대출금리를 내리기 보다 수신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을 선호해 왔다. 더욱이 최근 역머니무브 현상 가속화로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800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의 수신 금리 인상 행보는 당연하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빅스텝이 단행되자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하는 등 적극적인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번에는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정기 예·적금 금리를 무려 최대 1.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빅스텝이 진행됐던 지난 7월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신금리 인상이다.

이같은 수신금리 인상 행보에 NH농협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도 동참했다. 농협은행은 예금금리 0.5%포인트, 적금금리 0.5~0.7%포인트를 인상했으며,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예·적금 39종에 대한 수신 상품 기본금리를 최고 0.8%포인트 올린다. KB국민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 다음 주 중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다.

다음(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올라간다면 은행은 그에 발 맞춘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총재는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3.5% 수준은 금융통화위원의 견해와 비슷하다"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비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5%대의 물가상승률을 잡고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오는 11월24일 열리는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가 빅스텝을 연달아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작, 빅스텝 전망에 은행권은 떨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여신 감소 추세 속에서 수신 금리를 연달아 올려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 대출 연장이 다섯 번째로 이어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막대한 충당금까지 쌓아야 한다.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타 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이는 데 안 높일 수도 없다. 눈치 싸움만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적금금리 인상분은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폭과 금융 시장 및 은행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부분이다"며 "고객 확보를 위해 다른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발맞춰 대처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말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 은행 입장에선 이를 관망할 수 도 없다. 계속된 수신금리 인상으로 결국 조달비 용마저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내년 이후 기준금리가 2%대로 안정이라도 된다면 좋겠는 데 그렇지 않다면 인상된 예적금 금리는 은행에게 부채 개념으로 남기에 수익성 악화에 대해서도 늘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