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경우, 예대금리차 확대를 위해서 대개 대출금리를 내리기 보다 수신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을 선호해 왔다. 더욱이 최근 역머니무브 현상 가속화로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800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의 수신 금리 인상 행보는 당연하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빅스텝이 단행되자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하는 등 적극적인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같은 수신금리 인상 행보에 NH농협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도 동참했다. 농협은행은 예금금리 0.5%포인트, 적금금리 0.5~0.7%포인트를 인상했으며,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예·적금 39종에 대한 수신 상품 기본금리를 최고 0.8%포인트 올린다. KB국민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 다음 주 중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다.
다음(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올라간다면 은행은 그에 발 맞춘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총재는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3.5% 수준은 금융통화위원의 견해와 비슷하다"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비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5%대의 물가상승률을 잡고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오는 11월24일 열리는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가 빅스텝을 연달아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작, 빅스텝 전망에 은행권은 떨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여신 감소 추세 속에서 수신 금리를 연달아 올려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 대출 연장이 다섯 번째로 이어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막대한 충당금까지 쌓아야 한다.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타 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이는 데 안 높일 수도 없다. 눈치 싸움만 치열해 지는 양상이다.
끝으로 그는 "내년 이후 기준금리가 2%대로 안정이라도 된다면 좋겠는 데 그렇지 않다면 인상된 예적금 금리는 은행에게 부채 개념으로 남기에 수익성 악화에 대해서도 늘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