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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파장] 한국 '금리 3.5%시대 장기화' 가계부채 부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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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파장] 한국 '금리 3.5%시대 장기화' 가계부채 부담 커진다

미국 긴축정책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022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긴축정책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022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긴축정책 지속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에서 가계부채와 이자 부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25일(현지시각)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경기와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연준 정책회의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 2%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긴축정책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준의 긴축기조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 금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시장 금리도 함께 올라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긴축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에 25일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5%를 넘어섰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우려사항은 대출 자산의 부실화 확산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변동금리 비중까지 높아져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대출이다. 7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820조8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76.8%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올해에만 21조9000억원 늘었다.

한은 금통위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은은 지난 1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서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된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계 빚의 가장 약한 고리인 취약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 받은 다중 채무자 중, 하위 30%의 저소득층이나 신용 점수가 724점 이하인 저신용 차주를 말한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대출 잔액은 9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늘었다.

이자부담은 갈수록 커져가지만 연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를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대해 말하긴 시기 상조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비용(금리)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미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월가에서는 최근 잭슨홀에서의 발언 이후 9월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증권투자 순유입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월에 114억3000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한 이후 6월에는 29억2000만 달러, 7월에는 10억4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은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만약 금리차가 더 벌어진다면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은 더 커질 수 가능성이 높다.

흥국증권 채현기 애널리스트는 "연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된다는 점,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현행 3.50%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강민주 ING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 완화 등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속화될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