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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은행 경영진 “구글·메타·MS가 최대 위협”… 빅테크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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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은행 경영진 “구글·메타·MS가 최대 위협”… 빅테크 경계

빅테크 기업이 '주요 경쟁자'… 페이팔·애플페이·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기업은 영향력 하락

글로벌 은행 경영진이 지목한 향후 5년 최대 경쟁자 전망. 사진=이코노미스트 임팩트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은행 경영진이 지목한 향후 5년 최대 경쟁자 전망. 사진=이코노미스트 임팩트

글로벌 은행업계가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을 가장 큰 경쟁자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은행 경영진들은 향후 5년간 최대 경쟁자로 구글·페이스북(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을 꼽았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와 원스톱 금융 앱 수요가 증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전통적인 은행업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반면 페이팔·애플페이·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기업을 주요 경쟁자로 꼽은 비율은 점차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과 영국 이코노미스트 그룹 산하 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 임팩트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 경영진들은 향후 5년 동안 주시해야 할 주요 경쟁자로 빅테크 기업을 지목했다.

글로벌 은행 경영진의 40%가 향후 5년간 구글·페이스북(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을 가장 큰 경쟁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34%에서 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페이팔·애플페이·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기업을 주요 경쟁자로 꼽은 비율은 41%로 2020년 50%에서 9%p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 임팩트는 은행들이 기술과 금융 솔루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유럽·북미·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은행 경영진 3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3년간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금융업계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와 원스톱 금융 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전통적인 은행권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빅테크 기업에 대항할 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44%는 핀테크 기업의 지분 인수를 전망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올해 금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은행 경영진 중 75%는 생성형 AI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71%는 AI를 통한 가치 창출이 향후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부문에서는 AI의 다양한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고객 맞춤화, 디지털 마케팅, 사기 탐지, 상품 개발, 규제 준수에 이르기까지 AI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글로벌 은행들은 혁신을 강화하고 있으며 JP모건체이스와 같은 글로벌 은행들은 AI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DBS 은행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핀테크·빅테크가 은행 경영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자금 중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은행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디지털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금융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등 자격 심사 및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IT 기술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 기업과 기존 인터넷 포털 서비스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AI,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다만 은행이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아직 금융 규제의 제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전주용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13회 라운드테이블에서 “은행은 거래계좌 발행, 유동성의 원천, 통화정책의 전달경로 등에서 특별하다”며 “플랫폼 경제에서 금융산업은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전통적 금융기관, 대규모 플랫폼 기업이나 핀테크 기업의 디지털 금융 혁신은 장려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