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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경제팀' 키 잡는 최상목… "F4 회의 계속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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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경제팀' 키 잡는 최상목… "F4 회의 계속 가동"

최상목 경제부총리 내정자, 변화 없이 잘 소통
추경호·김주현 빠지고 박춘섭·손병두 참여할 듯
한은 독립성 훼손 우려에 이창용 총재 선 그어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당시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전 경제수석(현 경제부총리 내정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당시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전 경제수석(현 경제부총리 내정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과 매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F4(Finance 4)' 협의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F4 회의에 참여하면서 F5로도 불렸던 최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 수장으로 협의체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물가·저성장, 가계부채 등 장기 과제가 산적한 만큼 2기 경제팀이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분야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되고 있다.
최 내정자는 5일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과 매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F4 회의가 당분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F4 회의로 경제·금융 정책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을 받고 있어 그런 부분은 변화 없이 잘 소통하리라 기대한다"면서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황이 안정되면 좋겠는데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F4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주요 부처의 경제·금융 수장이 일요일마다 만나 금융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지금까지는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개각을 단행하면서 협의체 멤버 구성이 바뀌게 됐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추 부총리 대신 최 내정자가 키를 잡고 최 내정자 대신 박춘섭 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메우게 됐다.

또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기가 2026년까지인 이창용 한은 총재와 유임이 예상되는 이복현 금감원장을 제외하면 멤버 구성이 완전히 변하는 셈이다.

최 후보자가 그간 대통령실 참모로 일했고 경제·금융에 해박한 전통 관료인 만큼 회의에서 기재부의 입김이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최 내정자는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과 동문이다. 그는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29회)했고 공직에 입문한 뒤엔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및 금융정책과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정책협력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일각에선 F4 협의체 내 기재부의 입김이 더 커지면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F4 회의로 정부와 한은이 매주 만나면서 금리 결정에 있어 정부의 입김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또 박춘섭 전 한은 금통위원이 임기 7개월 만에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금통위원이 대통령 참모로 곧장 직행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지난 1일 금통위원 이임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쉬운 것은 제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다섯 번 참여했는데 (기준금리) 동결만 하다가 가게 됐다"며 "물가가 안정됐다면 저도 기준금리를 내릴 기회가 한 번 더 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어제도 용산에서 '동결만 하다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정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당시 부터 정부와 잦은 소통이 한은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줄곧 강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잦은 만남으로 한은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은이 정부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은 왜 안 하냐"고 반문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