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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제휴사지급수수료 1조 돌파할 듯… 비용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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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제휴사지급수수료 1조 돌파할 듯… 비용부담 눈덩이

본업 부진 속 기업간 협력 활발해지면서 수수료 부담↑
신용판매 영업이익률은 0%대…가맹점수수료 인하 변수

카드사의 비용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본업 수익악화가 지속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의 비용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본업 수익악화가 지속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카드사들과 제휴사 간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지출한 돈이 연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드사들은 최근까지 점유율과 수익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를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가맹점수수료 악화와 신용판매 부진 속에 비용부담만 늘어나고 있어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공시를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우리·KB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사의 ‘제휴사지급수수료’는 8887억 원으로 전년동기(5905억 원) 대비 무려 50.49%(2982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가맹점수수료는 5조9038억 원으로 6%(336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휴사지급수수료는 카드사와 사업을 협력한 회사에 지급하는 일종의 마케팅 비용이다.
카드사별로보면 현대카드가 3604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카드 1749억 원, 신한카드 1146억 원, 롯데카드 667억 원, KB국민카드 605억 원, 삼성카드 603억 원, 우리카드 490억 원, BC카드 19억 원 순이다.

제휴사지급수수료는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연간 7500억 원대에 그쳤지만, 2022년 8300억 원을 돌파해 꾸준히 느는 추세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작년 4분기 자료까지 취합할 경우 카드사가 제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는 연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제휴사에 지급하는 비용부담이 커진 배경은 카드사들이 기업 간 협업을 늘린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비용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의 전체 카드 이용액(구매카드 제외) 대비 영업이익률이 작년 9월까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0.52%, 현대카드는 0.29%, KB국민카드는 0.39%다. 롯데카드 0.37%, 우리카드 0.30%, 하나카드는 0.35%를 기록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조달 상황이 악화하는 등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탓이다. 여기에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수수료가 계속해서 낮아지면서, 본업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다.

금융위원회는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해 가맹점이 내는 수수료율을 조정한다.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 일반관리비,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 카드결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재조정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수수료율 상승 결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적격비용 재산정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는 인하돼 2007년부터 총 14차례에 걸쳐 떨어졌다.

2007년 당시 결제금액의 4.5%까지 부과했던 가맹점 수수료율은 0%대로 내려앉았다. 현재는 가맹점의 매출 규모에 따라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 가맹점수수료 0.5% △연 매출 3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수수료 1.1~1.5%로 인하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 약 300만 개 중 96% 수준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수수료와 관련한 개선안을 논의 중이다. 카드업계는 올해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 시기가 도래하면서 다시금 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이상 내릴 여력이 없다”면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시장의 자율에 맡겨 현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