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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악몽] 올해 H지수 10% 하락…中 증시 부양책에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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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악몽] 올해 H지수 10% 하락…中 증시 부양책에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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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권거래소 로고. 사진=로이터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홍콩 H지수(国企指数·HSCEI)가 연초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화권 증시는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리창 중국 총리는 23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고 주식시장 안정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H지수는 소폭 반등했다.

이날 홍콩 H지수는 리창 총리의 시장 안정화 의지에 힘입어 장중 한 때 5200선을 넘어섰다.

전일 5001.95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5000선 붕괴 우려까지 나왔지만 중국시장 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반등했다.

리 총리는 “시장과 신뢰를 안정화하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증시 안정을 위해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홍콩 H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50개 종목의 주가를 반영한다. 지난 2021년 홍콩 H지수는 ELS 최초 기준가격 평가 당시 1만2000선을 넘겼으나 현재는 그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당시 발행된 ELS 중 상당수는 이미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구간에 진입해 지수 하락률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리 총리는 지난 16일 다보스포럼에서 “우리는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고 장기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단기적인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 견고한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언급하는 등 경기부양책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지난 22일 홍콩 증시가 15개월 만에 최저점으로 마감하자 “상장 기업의 품질과 투자가치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중장기 자본의 시장 유입을 늘려 시장 내재적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기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485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증시는 10% 이상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의 추락 속도가 공포스러운 수준”이라며 “상하이 증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화권 증시는 연초 이후 하락폭이 12~13%대로 지난해 연간 하락폭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는 패닉 장세가 재현됐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홍콩 증시의 패닉 국면은 경기 침체 심화, 미진한 정부 정책 우려, 부동산발 부채 리스크 확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H지수의 하락은 중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했다.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5개월 연속 동결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의 금리차이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기대했던 중국의 강력한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일본처럼 중장기 저성장으로 전락될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투자자 비중이 높은 홍콩 주식시장의 문제는 중국의 중장기 저성장 우려와 ‘홍콩 보안법’, ‘간첩법’ 등 정책 리스크로 자본 유출이 펀더멘털 요인을 압도하고 있다”며 “홍콩H지수는 이미 역사적인 최저”라고 진단했다.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저가 매력에도 불구하고 증시 반등 모멘텀은 강하지 않으며 시장 바닥도 과거 밸류에이션으로 쉽게 추산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전종규 연구원은 “연초 이후 홍콩 H지수는 두 차례 패닉 셀링이 출회되면서 지지선 5000포인트가 붕괴될 위험에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정부 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경기 부양 강도를 높이고 구조 개혁의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며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디레이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방어적 경기 부양에 의존하기 보다 과감한 부채 구조조정 사이클이 진행돼야 한다”고 봤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