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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 초읽기… 대구은행 재도약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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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 초읽기… 대구은행 재도약 나선다

금융위,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절차 확정
신규인가 대신 인가내용 변경 심사
대구은행 조만간 인가신청서 낼듯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DGB금융그룹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인가방식과 절차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던 대구은행도 곧장 인가 신청서를 내고 시중은행 전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이르면 1분기께 시중은행 인가가 예상되는데, 성사될 경우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만에 시중은행이 새로 출범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방식 및 절차를 확정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심사를 위한 법령 해석을 진행해 왔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도는 과거에도 전례가 없었던 만큼 이와 관련한 법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은행 모두 은행법 제8조에 따라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야 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인가 단위를 은행업 1개로 볼지 3개(시중·지방·인터넷은행)로 분류하는 게 타당한지가 쟁점이었는데 금융위는 1개 단위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인가 내용(지방은행→시중은행) 변경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냈다.

다만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중요사항의 변경에 해당하는 만큼 신규인가에 준해 대주주 요건과 사업계획의 타당성 요건, 임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설비 요건 등 법령상 모든 세부심사 요건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특히 영업범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감안해 사업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관련 세부심사 요건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신규 인가 방식도 고려할 수 있으나, 기존 은행에 대한 별도의 폐업이 필요하고 법률 관계 승계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다만 중요 사항인 만큼 신규 인가에 준해 법령상 모든 세부 심사 요건에 대해 외부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예비 인가도 생락할 수 있도록 해 절차를 간소화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업 인가를 받으려면 예비인가·본인가를 거치는데,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는 지방은행이 원할 경우 곧장 본인가로 직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강 과장은 "예비인가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본인가 이전 신청인의 본인가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여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이미 인적·물적설비 등을 갖추고 은행업을 영위 중인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예비인가를 거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되며 다만 신청인이 예비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본인가 신청 전 예비인가를 신청한다면 생략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구은행에서 1000여개 불법계좌 개설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중은행 전환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큰 무리 없이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금융당국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 관련이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인가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관련 규정을 해석하면서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으로 전환이 이뤄지면 영업구역이 전국으로 확대돼 새로운 영업구역에서 은행간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방은행 디스카운트로 인한 시중은행 대비 높은 조달금리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법령상 규제 요건도 강화된다. 비금융주력자 주식보유한도는 기존 15%에서 4%로, 최소 자본금 요건은 기존 25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각각 강화된다.

만약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 출범하는 시중은행이 된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