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22210515803156bbed569d6812813480118.jpg)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웃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섣부른 금리 인하보다는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한 채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한은은 2022년 4월과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11월에 이어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 부작용이 커지자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3월·5월·7월·8월·10월·11월, 올해 1월·2월 등 9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실상 지난해 초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1년 넘게 묶어둔 셈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하면서 6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다만 농산물 가격 등이 지난달에 이어 두 자릿수 급등하는 등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고, 이스라엘 사태 이후 국제 유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둔화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한 강연에서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크고 주요국 대비 높은 생활물가 오름세를 감안할 때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2.3%, 2.6%)와 같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11월 2.3%로 처음 제시한 후 지난해 2월 2.4%로 높였으나 5월, 8월, 11월을 거치며 0.1%p씩 하향 조정해 2.1%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번에 같은 수치를 유지하면서 3개월 전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