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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후폭풍②] 전문의 과부화 의료자문 차질 우려... 보험사 민원 늘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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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후폭풍②] 전문의 과부화 의료자문 차질 우려... 보험사 민원 늘까 ‘노심초사’

파업으로 인한 대학병원 과부하가 보험사의 의료자문 업무에도 영향 미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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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로 시작된 의료인 파업사태가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의료자문’을 주로 담당하는 대학병원 전문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구하는 한양대학교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등이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파업이 확대되면 전문의 의료자문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도 의료계 파업 확대로 의료자문이 연기되거나 중단돼 민원이 폭증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의료계 파업 확산으로 대형 병원들이 비상에 걸리면서 보험사 의료자문 지연·중단에 따른 민원 폭증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의료자문이 늦어진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민원이 폭발할 것"이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간 보험금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당 사안이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험계약자가 치료한 병원이 아닌 제3 의료기관에 의학적으로 전문적인 소견을 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구하는 한양대학교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건국대학교병원 등에 비상이 걸리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병원은 전공의가 빠져나가 남아있는 전문의 등 의료진들의 부담이 급증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이전에 의료자문을 수락했던 전문의들이 과로를 이유로 자문역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현재 충북대병원 등 다수의 대학병원은 전문의들이 사흘에 한 번꼴로 번갈아서 당직을 서는 등 남아있는 의료진들의 부하가 극심해졌다.

의료자문 지연으로 인한 민원 증가를 걱정할 만큼 의료자문을 둘러싼 보험사들과 소비자들의 갈등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실손의료보험 불만 건수는 2022년 9월 기준 3205건으로 2017년(961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폭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손의료보험 외에도 상해사망보험, 암보험 등 건강・생명보험 전반에서 보험금 지급심사 및 의료자문 결과에 대한 분쟁이 늘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손보 빅3(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의 의료자문 실시 건수는 각각 8789건, 4199건, 3941건이었다. 이들의 의료자문 실시 건수 대비 부지급(미지급) 비율은 각각 2.17%, 9.5%, 9.16%로 나타났다. 의료자문 실시 건수 대비 보험금 일부 지급비율은 각각 32.19%, 8.86%, 31.18%로 집계됐다.

상당한 수의 환자들이 의료자문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면서 인터넷에는 “의료자문에 절대로 동의하면 안 된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파업이 의료자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보험업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의료자문 업무가 랙(lag)이 걸린다든가 이런 부분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파업으로 인해) 고객님이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차질이 생길 수는 있지만 보험금 청구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