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로 내려와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과 석유류 오름세로 다시 3%대로 재진입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앞으로 물가 흐름이 울퉁불퉁할 수 있겠지만 추세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선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복귀한 것은 농산물 가격이 과실·채소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된 데다, 석유류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축소된 탓이다.
농산물 가격은 과실·채소를 중심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0.9% 오르면서 1월(15.4%)보다 상승률이 더 확대됐다. 사과(71.0%)와 귤(78.1%) 가격이 급등했고, 시금치 가격도 33.9%나 올랐다.
이에 따라 1월 물가에 비해 농산물은 0.21%포인트(p), 석유류 0.15%p, 근원상품 0.06%p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서비스는 0.05%p 하방 요인이다.
실제로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전달과 같았다.
한은은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등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압력 등으로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흐름은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