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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 늘어 해외 전용 카드 '열풍'... 국내 혜자카드는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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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 늘어 해외 전용 카드 '열풍'... 국내 혜자카드는 축소

네이버페이 머니카드가 출시 두 달 만에 20만 장 넘게 발급됐다. 사진=네이버페이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페이 머니카드가 출시 두 달 만에 20만 장 넘게 발급됐다. 사진=네이버페이


카드사들이 소위 ‘알짜카드’라고 불리는 국내 인기카드는 줄줄이 단종시키면서 상대적으로 혜택이 큰 해외 전용 카드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이 단종한 카드는 신용카드·체크카드 총 458종으로 2022년 말 단종된 카드(총 116종) 대비 1년 새 규모가 약 4배나 증가했다.

반면 해외 전용 카드는 늘고 있는데, 해외여행 관련된 다양한 혜택과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을 강조하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체크카드를 막론하고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나 환전 수수료 제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 해외 전용 혜택을 내세운 카드들을 출시하고 있다. 반면 기존에 존재했던 소위 ‘혜자카드(혜택이 좋은 카드)’는 줄줄이 단종되고 있어 국내 가맹점에서의 혜택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이 단종한 카드는 신용카드 405종, 체크카드 53종으로 총 458종에 달한다. 2022년 말에 단종된 카드가 총 116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카드 단종 규모가 약 4배나 증가한 것이다. 단종된 카드 중에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인기 카드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4월 롯데카드는 ‘인터파크 롯데카드’, ‘롯데홈쇼핑 벨리곰 카드’ 등 인기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를 단종했다. 이어 5월 현대카드가 모바일 소비 영역 특화 상품인 '제로 모바일 에디션2'를, 지난 6월에는 KB국민카드가 쇼핑 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탄탄대로’ 시리즈를 단종했다.

우리카드도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가맹점에서 0.7% 할인을 제공하던 ‘뉴아이앤유’ 카드를 단종했다. 신한카드도 최소 35만원을 사용하면 총 5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한 '카카오뱅크 신한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으며 캐시백 5% 혜택을 제공하는 '신한 딥에코 카드' 역시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혜택이 좋은 카드를 단종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과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소상공인 대상 가맹점의 수수료는 여전히 저금리 시대 기준인 0.5%에서 변경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이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지난해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적게는 2.1%, 많게는 40%까지 감소했다.

반면 해외 가맹점들의 평균 카드 수수료는 한국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더 어샌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해외 가맹점들의 카드 수수료는 1.5~3.5%로, 평균은 2.24%다. 여기다가 라운지 이용 등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전월 달성해야 하는 실적도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해외카드 혜택을 좋게 해 카드를 발행해도 부담이 적다. 또 해외 여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소비 성향이 강하고 자산 규모가 많은 편이라는 점도 이점이다.

최근 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용 자금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이 올라 곤란한 카드사 입장에서는 좋은 혜택을 줘서 해외 여행을 자주가는 고객을 끌어들이는게 손해가 아닌 셈이다.

실제로 해외 전용 카드 출시는 급증했다. 최근 카드사들이 출시하는 카드들은 해외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혜택과 함께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2022년 출시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최초로 주요 카드사가 발행한 일부 통화에 대한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지원하는 카드였다. 이후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발급이 대폭 증가하며 하나카드는 외화 서비스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게 된다. 하나카드의 성공 이후 토스뱅크도 ‘외화통장’이 17개 외화에 대한 환전수수료 평생 무료를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카드사들의 환전수수료 경쟁이 격화됐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지난달 14일 100% 환율우대 혜택을 주는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발행했으며, KB국민카드도 오는 4월 중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주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 적립 혜택도 강화되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네이버페이와 협력하여 조건없는 해외 3%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머니카드'를 출시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