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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페이퍼리스①] 전자문서가 대세… 온라인 가입 5년새 9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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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페이퍼리스①] 전자문서가 대세… 온라인 가입 5년새 9배 성장

스마트폰 등 온라인 가입…생명·손해보험 CM규모 7조6000억원
보험 계약 전 과정 비대면 진행…서류 사인도 ‘지문 인증’ 대체
비용절감·가입시간 단축 등 효율화…A4 용지 수십억 장 절약

보험사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이 빨라지면서 종이서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이 빨라지면서 종이서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모집이나 계약에 전자문서가 종이서류를 대체하고 있다. 보험 온라인채널(CM) 가입이 대세가 되면서 온라인 가입이 5년 새 9배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두꺼운 증권을 따로 보관할 필요도 없고,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스마트폰을 통해 꺼내볼 수 있어, 가입과 관리 모든 측면에서 편의성이 개선됐다. 다만 절차적으로 지나치게 간편해지다 보니 일부는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게 되거나 지나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생명보험사 14개사의 수입보험료 중 CM 모집 규모는 2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252억원 대비 무려 약 9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CM모집 규모도 3조5000억원에서 7조47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이 늘면서 주요 보험사에선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 가입이 활성화된 지 오래다. 과거 보험 계약 체결 한 건에는 A4 용지 130장 정도 소모됐다. 연간 기준으로 수십억 장의 종이서류가 이용됐는데, 보험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게 대세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험 청약 보완’ 프로세스를 개발한 바 있다. 현재는 디지털 청약 기술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미래에셋생명뿐만 아니라 대부분 보험사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계약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집 기술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작년 상반기 금융위원회에서 전화 설명과 모바일 청약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보험 모집을 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 주면서 관련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흥국화재가 작년 말 선보인 ‘보이는 TM’(텔레마케팅) 서비스에도 이 기술이 접목돼 있다. 보이는 TM에서는 기존 보험 가입 시 무려 40분 이상을 들어야 했던 어려운 용어와 보험금 지급 조건 등을 모바일 화면을 보면서 진행할 수 있다. 흥국생명 내부적으로도 IT서비스 통합 관리체계인 ‘흥잇슴’(흥IT:SM)을 운영하며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모두 전환한 바 있다. DGB생명도 실물로 보관하고 있는 청약서류 등 종이문서들을 공인 전자문서로 변경하는 시스템을 운용한다.

보험 가입 시 요구하던 서류사인 역시 지문인증 방식으로 대체했다. 별도의 기기 없이 고객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지문을 촬영해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시스템은 기존 10단계에 달하던 서면 청약 절차를 4단계로 줄일 수 있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등이 지문인증 방식의 전자서명을 보험 계약에 활용 중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CM채널 성장과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관련 IT기술을 실제 현장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자문서를 활용하지 않는 보험사가 없을 정도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 보험사에서 종이서류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보험가입 절차가 간편해졌다고 해서 가입 과정에서 형식적인 답변이나 생각 없이 서명에 나설 경우 되레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접수 사례를 보면 디지털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다가 핵심 내용 ‘오기입’이나 약관 ‘미확인’으로 인한 민원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절차가 지나치게 간소화되다 보니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사례가 있는 듯하다”면서 “보험은 핵심 내용이나 오기입 시,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도 온라인 가입 시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