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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지방경제…수도권 성장률 기여율 70.1%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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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지방경제…수도권 성장률 기여율 70.1%로 확대

한은, '2024년 3월 지역경제 보고서' 발간
수도권 경제성장률 기여율 51.6%→70.1%
"지방 수요측면 성장동력인 소비 부진 심화"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4년 3월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사상 처음으로 70%포인트(p)를 돌파했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4년 3월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사상 처음으로 70%포인트(p)를 돌파했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지역 경제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며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수도권에 소재한 반도체, 정보기술(IT)서비스 등이 본격 성장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의 성장잠재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4년 3월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사상 처음으로 70%를 돌파했다.

보고서는 수도권에 주로 소재한 반도체, 정보기술(IT)서비스 등이 본격 성장하고 자동차·조선·화학 등 비수도권 주력산업이 부진하면서 전국 생산중 수도권 비중이 50%를 처음으로 넘은 시점인 2015년을 전후로 지역 경제의 성장 지표인 생산(GRDP)과 소득·소비 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2015년 이후(2015~2022년) 성장률이 이전 기간(2001~2014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p 이상 큰 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51.6%에서 70.1%까지 확대됐다.

두 지역의 희비를 가른 핵심 요인은 제조업 성과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 및 기계 산업 등이 중국과의 경쟁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전체 제조업에서 성장성이 높은 산업인 반도체 등 전자부품과 기타기계의 비중이 40%를 넘겼다. 또 이들 산업의 생산은 2015~2022년 중 연평균 각각 11.1%, 9.1% 증가하면서 제조업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 같은 기간 주력산업인 자동차, 화학제품, 철강 생산증가율은 각각 0.9%, 1.6%, -1.3%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지역별 성장률 격차가 2015년 이후 오히려 축소됐다. 서비스업 지니계수는 2001~2014년중 평균 0.513에서 2015~2220년 중 평균 0.507으로 하락했다. 충남, 제주 지역의 경우 타지역에 비해 높은 서비스업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해당 지역으로의 인구유입 등으로 서비스업 취업자수가 크게 늘어나서다. 인구 유입은 서비스업 부문으로의 노동공급을 확대(취업자수)하는 동시에 역내 서비스 수요도 진작시켜 이들 지역의 서비스업 고성장에 기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다수 지역에서 개인소득 증가율도 2015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는 줄었다. 특히 대도시(광역시 이상)와 도지역 간 소득격차가 줄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았던 도지역의 소득증가율이 2015년 이후 대도시에 비해 덜 둔화됐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청년인구의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지역의 평균 소비성향이 대도시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대도시와 도지역 간 소득 격차 축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수준의 지역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

이예림 한은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의 성장잠재력은 약화되고 소득재분배 등으로 지역간 소득 격차는 줄었으나, 도지역은 고령화 가속화등으로 수요측면의 성장동력인 소비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저출산 등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도권 집중화와 관련되어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은은 향후 지역경제는 1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생산은 석유화학 등이 소폭 감소하지만 반도체 등 IT업종이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권역별 경기는 동남권이 크게 악화됐고 수도권·대경권·호남권은 보합을 강원권과 충청권은 소폭 개선세를 나타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