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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발 금리인하 압박②] 한은 독립성 훼손 우려 '정중동'... 시장은 하반기 인하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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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발 금리인하 압박②] 한은 독립성 훼손 우려 '정중동'... 시장은 하반기 인하에 무게

주요국 피벗 움직임에 한은 금리인하 압박 커져
美 연준 인하 돌입하면 논의 본격화 가능성
서영경 금통위원 "통화정책 정상화, 내수 진작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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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총선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대통령실부터 여권 후보자, 건설업계·2금융권·차주 등 각계에서 고금리 장기화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당장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하반기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3차례 금리인하 시그널을 명확히 보내면서 한은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6일 정치권과 업계 등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한은 독립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다음 달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이번 금통위에서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는 시기를 면밀히 살펴본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금리인하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1일 스위스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던 주요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를 내렸다.

미 연준도 금리인하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점도표를 보면 최근 FOMC 회의에서 참석자 19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3회 금리인하, 나머지 9명은 2회 이하 인하를 예상했다.

주요국 금리인하 여건이 마련되면서 한은도 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내수가 더 악화되기 전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시장 안팎에서는 물가 안정이 확인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한은이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 경로 속 민간소비 부진에 대응해 7~8월 중 한은의 첫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물가 안정 책무를 가진 중앙은행은 최악의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보수적으로 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원들도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맞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정책능력을 강조했다.

서 위원은 "금리를 인하하면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동시에 있다"면서 "부정적인 효과는 고금리가 가계(부채) 상환부담 증가로 이어져 소비를 약화시킨다.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를 정상화할 때 부채의 상환부담을 완화시켜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